채소·섬유질·과일 많이 섭취하면 숙면
미국 60대 여성 5만명 3년간 조사 결과
설탕을 첨가한 정제 탄수화물(흰 빵, 흰 쌀 등)을 많이 섭취한 폐경 후 여성이 불면증에 걸리기 쉽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채소와 섬유질, 과일(주스 형태가 아닌)을 많이 먹는 여성은 불면증에 걸릴 가능성이 적었다.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진이 60대 중반 여성 5만여명을 대상으로 3년간 곡물 및 설탕 섭취량과 수면의 관계를 살핀 결과에서다. 연구 결과는 ‘미국 임상 영양학 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인터넷 판에 실렸다.
설탕이나 정제된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인슐린이 분비돼 혈당을 떨어뜨린다. 연구진은 “하지만 이로 인해 아드레날린·코르티솔 같은 잠을 깨우는 호르몬도 과다하게 분비돼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연구진은 “설탕이 함유된 정제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해 수면 부족 상태에 이른 사람은 또다시 설탕이 함유된 정체 탄수화물을 탐닉하는 악순환을 반복할 위험이 커진다”고 했다. 불면증은 인지행동 치료나 약물로 치료될 수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들거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이번 연구를 이끈 제임스 강위시 컬럼비아대 의대 교수는 “불면증 환자에게 식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결과”라며 “정제 탄수화물과 설탕 등 혈당을 교란하는 음식을 줄여야 하는 이유는 체중 조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호세 오도바스 터프츠대 교수는 “탄수화물 섭취와 불면증과의 인과관계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가 ‘불면증에 걸리면 정크 푸드를 탐닉한다’는 반대 논리를 배제하기엔 불충분하다는 평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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