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마리가 넘는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 부부가 있다. 거리에 버려진 고양이를 두고 볼 수 없어서 시작한 일이라고 한다.
27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자카르타 남쪽 보고르의 파룽 지역에 사는 주부 아구스타(45)씨는 자신의 집을 ‘파룽의 고양이 집’이라는 쉼터로 꾸몄다. 그는 “길에 버려진 고양이를 구조하겠다는 어릴 적 꿈을 4년 전 더 큰 집으로 이사오면서 실행에 옮긴 것”이라고 말했다. 남편은 메기 양식장을 하고 있다.
이 부부는 고양이 250마리의 먹이와 약, 쓰레기 처리 비용으로 매일 적어도 100만루피아(8만원 남짓)를 쓰고 있다. 또 일꾼 5명을 고용해 하루 두 차례 집 전체를 청소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마주치는 고양이에게 먹이도 주고 있다. 부부는 “건강한 고양이는 입양되기를, 도움이 필요한 고양이는 쉼터에 계속 머물기를 바란다”고 했다.
사실 인도네시아 인구의 87%를 차지하는 무슬림은 대체로 고양이는 좋아하지만 개는 싫어한다. 둘에 얽힌 여러 종교적 속설과 전설 때문이다. 고양이는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뱀이 물려고 하자 막아줬다는 전설이 있다. 반면 개는 무함마드가 박해를 피해 동굴로 숨어들었을 때 계속 짖어대서 험한 꼴을 당할 뻔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이런 인도네시아 우화도 있다.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는 주인이 행복하기를 기도한다. 그러나 집에서 기르는 개는 주인이 죽기를 기도한다. 집을 온통 헤집으면서 마음껏 먹으려고.’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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