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해(65) 동양대 총장이 “제 모든 걸 버려 학교가 생존할 수 있다면 그 길을 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 총장은 이날 동양대학 법인 이사장에게 사직서를 냈다. 교육부가 학교법인 측에 최 총장 해임을 요구한 지 일주일 만이다.
최 총장은 26일 본인 SNS에 “이제 총장을 그만두려 한다. 미련이 없을 수야 없지만 그만 미련을 버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경심 교수 부부에게 먼저 인간적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특히 두 분의 자제들께도 그러하다. 일일이 거명할 수 없지만 저로 인해 불편하고 불쾌하셨던 모든 분들에게 사죄한다”고 했다. 최 총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녀 표창장 위조 의혹을 제기한 인물로 이후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교육부는 최 총장이 ‘총장 표창장 위조 의혹’을 제기한 직후부터 최 총장을 2개월간 조사했다. 그의 발언을 계기로 수사에 들어간 검찰은 정경심 교수를 기소했다.
최 총장은 최근에 동양대에 사직서를 낸 진중권 교수에 대해서도 “이번 일로 진 교수가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여러 경로를 통해 진 교수를 쫓아내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그 때마다 저는 대학에서 보수에서 진보까지 다종다양한 사람이 있어야 한다며 일축했다”고 했다. 이어 “진 교수를 존경했고 저의 퇴진과 상관없이 좋은 저작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시길 기원한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금 우리 동양대학교는 저로 인해 곤경에 빠졌다”며 “저의 모든 것을 버려서 학교가 생존할 수 있다면 저는 그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400여 교수 직원들의 생계에 영향을 미친다면 저의 양심과 체면 따위는 한낱 티끌에 불과하다”고 했다. 교육부의 해임 권고가 부당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뉘앙스다. 최 총장은 교육부 면직을 권고한 당시만 해도 “이의 신청하고 필요하면 소송까지 가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교육부 권고를 끝까지 거부할 경우 학교에 추가 제재가 뒤따를 걸 우려해 사표를 내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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