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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외부 행장 오나”… 기업은행 폭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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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외부 행장 오나”… 기업은행 폭풍전야

입력
2019.12.26 17:43
수정
2019.12.26 22:1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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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식 前 청와대수석 내정설에 노조 강력 반발

금융노조와 기업은행지부가 18일 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관료 출신, 부적격 인사의 기업은행장 선임 포기'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금융노조와 기업은행지부가 18일 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관료 출신, 부적격 인사의 기업은행장 선임 포기'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27일 3년 임기가 끝나는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의 후임자 선정을 두고 은행권이 시끄럽다. 세 차례 연속 내부인사를 승진시킨 관행을 깨고 청와대 출신 인사가 내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금융권 노동조합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행장의 임기를 하루 앞둔 이날까지 정부는 차기 행장 내정자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수장은 금융위원회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2~3주 전 내정자를 발표해 온 관례를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다.

문제는 차기 행장 후보로 관료 출신인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유력하다는 점이다. 청와대가 최근 임상현 기업은행 수석부행장,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과 함께 후보군으로 꼽혔던 반 전 수석을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는 후문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저작권 한국일보]역대 기업은행장.
[저작권 한국일보]역대 기업은행장.

그러자 기업은행 노조는 “기업은행장은 청와대 수석 등 관료들의 재취업 자리가 아니다”라며 즉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최근 당선된 금융노조 새 집행부도 취임일성으로 기업은행 낙하산 행장 저지를 밝힌 바 있다. 금융노조는 27일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총파업 카드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의 태도가 이처럼 강경한 것은 금융권의 해묵은 ‘낙하산 인사’가 부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은행장은 2000년대 들어 줄곧 재무부(현 기획재정부) 등 관료 출신이 맡아오다 2010년 12월 조준희 전 행장 이후엔 세 차례 연속 내부 출신 인사로 채워왔다.

이번 기업은행장 인사가 내년 상반기에 임기가 끝나는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의 인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반 전 수석은 ‘예산통’은 맞지만 금융ㆍ은행 전문가가 와는 거리가 멀다”며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때도 외부인사를 임명한 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런 분위기 탓에 반 전 수석으로 기울었던 청와대가 다시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친노동 성향을 보인 현 정부가 임명을 강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27일 김 행장의 이임식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임기 만료 후에도 차기 행장이 임명되지 않을 경우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28일부터는 임 수석부행장의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된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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