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서 시범운영됐던 입국장 면세점 이용률이 1.5%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으로 들어온 1,000명중 15명만 면세점을 들렀다는 얘기다. 정부는 전국으로 확대되는 입국장 면세점을 내실화하기 위해 담배 판매와 향수 테스트를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입국장 면세점 평가결과 및 내실화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올해 5월31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인천공항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시범운영하고 이용자 만족도, 매출 성과 등을 평가했다.
우선 지난 9~10월 진행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입국장 면세점 이용자의 60.3%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중 70.9%는 “재이용 의향이 있다”고 했다. 미이용자를 포함한 전체 응답자 중 입국장 면세점을 알고 있다는 사람은 84.0%였고, 72.0%는 향후 이용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용자와 미이용자에게서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이다.
별다른 부작용도 발견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 검역 탐지견 추가 등 보완방안을 시행한 덕에 세관이나 검역에 있어 불편이 초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용자 수가 많아 입국장이 혼잡해질 것이란 우려도 시범운영 결과 기우에 불과했다.
하지만 실제 이용률이나 매출은 당초 예상보다 저조했다. 시범운영 기간 전체 입국자 중 입국장 면세점을 이용한 사람의 비율은 1.5%로, 예상치 3.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면세점 1일 평균 매출은 1억5,700만원으로 교통연구원이 예상한 2억1,800만원의 72.0%에 불과했다. 이용자 1인당 평균 구매액은 11만4,000원으로 출국장 면세점(10만4,000원)보다 조금 높고, 시내 면세점(23만7,000원)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이에 정부는 전국 주요 공항ㆍ항만 등에 입국장 면세점을 확대 추진하면서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우선 내년 3월중 관세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입국장 면세점 내 담배 판매를 허용할 방침이다. 또 시범운영 중 불허했던 ‘향수 개봉 테스트’를 허용하기로 했다. 진승하 기재부 관세제도과장은 “향수 테스트가 마약ㆍ검역 탐지견의 후각 능력을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세관ㆍ검역기관 공동 테스트 결과 부정적 영향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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