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요구에 버티다 이사회 나와 깜짝 사의표명
최성해(65) 동양대 총장이 동양대학 법인 이사장에게 사직서를 냈다. 교육부가 최 총장이 허위 학력을 기재한 걸 문제 삼아 물러나라고 요구했는데도 버티던 최 총장이 돌연 사직서를 낸 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동양대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최 총장이 이날 오전 법인 이사회가 열리기 전 이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사직서를 제출하겠단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이날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었지만 갑자기 나타나 사직 얘기를 꺼냈다고 한다. 당시 이 말을 들은 이사들이 “그래서야 되겠느냐”며 만류했지만 최 총장은 이날 학교 법인에 사직서를 냈다. 그는 사직 사유에 ‘일신상의 이유’라고 썼다. 교육부가 학교법인 측에 최 총장 해임을 요구한 지 일주일 만이다.
앞서 교육부는 최 총장이 표기한 △단국대 무역학과 학사 △미국 템플대 경영학석사(MBA) △미국 워싱턴침례대학교 교육학 박사 등의 학력이 허위였다며 학교법인 현암학원에 최 총장을 해임하라고 권고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최 총장이 주장한 5개 학력 중 3개가 허위로 밝혀졌다. 하지만 최 총장은 교육부 면직을 권고한 당시만 해도 “이의 신청하고 필요하면 소송까지 가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때문에 최 총장이 끝까지 강경 대응에 나설 거란 예상이 나왔지만, 교육부 권고를 끝까지 거부할 경우 학교에 추가 제재가 뒤따를 걸 우려해 결국 사표를 내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최 총장은 최근 측근에게 “나는 힘이 없다. 사직서 내고 난 간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최 총장은 본인 SNS에 “정경심 교수 부부에게 먼저 인간적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특히 두 분의 자제들께도 그러하다. 일일이 거명할 수 없지만 저로 인해 불편하고 불쾌하셨던 모든 분들에게 사죄한다”고 밝혔다.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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