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강정 33만원 거짓 주문’ 사건이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닭강정 업주가 경찰에 피해신고를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업주를 상대로 피해조사를 벌인 뒤 조사 과정에서 폭행 사건 등이 드러날 경우 수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6일 경기 성남수정경찰서에 따르면 닭강정 33만원어치 주문을 받은 업주가 이날 점심시간 경찰서를 찾아 피해신고를 접수했다. 현재 피해신고 내용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다만 관할인 분당경찰서가 아닌 수정경찰서에서 수사하는 이유는 수정서에서 수사중인 다른 사건이 이번 사건과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해서다. 수정서 측은 분당서 및 업주의 협조를 받아 수사를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업주를 상대로 한 참고인 조사가 끝나면 필요에 따라 증인(닭강정 받은 인물)을 부르거나 아니면 곧바로 피의자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수정서 관계자는 “고소장이 접수된 게 아니라 이날 오전 피해신고를 한다는 말을 듣고 우리 사건과 연관성이 있어 협조를 얻어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조사 과정에서 과거 폭행 등의 정황이 나오거나 우리 사건과 연관성이 드러나면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닭강정 업주는 경찰에 피해신고에 앞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이번 사건을 결코 넘길 수 없었다”며 “공론화가 크게 될 지는 예상 못했지만 이러한 결정에 후회하지 않는다. 꼭 처벌이 이뤄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측과 통화했는데 어머님이 ‘아이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해서 이미 300만원 정도 뜯어간 일도 있었는데 아이가 견디다 못해 신고하려고 하면서 비롯된 것 같다’고 했다”며 “이를 계기로 집 주소를 알고 있는 가해 청년들이 ‘협박용’으로 장난 주문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업주는 아무런 의심 없이 주문을 받았다는 것만으로 되려 부끄러운 행동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닭강정 33만원 거짓주문’ 사건은 해당 업주가 지난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닭강정을 무료로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면서 알려졌다.
업주는 이 글에서 “단체 주문을 받아서 배달하러 갔는데 주문자의 어머님이 처음엔 안 시켰다고 하다가 주문서를 보여드리니 ‘아들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데 가해자들이 장난 주문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며 “어머님은 ‘매장에 피해를 줄 수는 없으니 전액 결제는 하겠지만, 먹을 사람은 없으니 세 박스를 빼고 나머지는 도로 가져가 달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적었다.
이어 “저희도 바쁜 와중이라 경황이 없어 세 박스만 드리고 가져왔다”며 “강정은 판매가 불가능한 상태지만 버리기 아까워 혹시 식은 강정도 괜찮다면 (커뮤니티) 회원들께 무료로 드리고 싶다”고 썼다.
업주는 글을 쓴 후 피해자 측의 카드 결제를 강제로 취소했다.
업주가 첨부한 영수증 사진에는 33만원어치 주문 내용과 함께 배달 요청 사항으로 ‘아드님 XX씨가 시켰다고 해주세요’라는 메시지가 적혀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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