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열린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 앞은 조 전 장관 지지자와 조국 구속을 촉구하는 시민단체들이 함께 몰리며 북새통을 이뤘다. 이들은 서로에게 구호를 외치고 욕을 하며 진영간 세 대결을 벌였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동부지법에 출석했다. 이에 앞서 ‘함께조국수호검찰개혁’ 등 조국 수호 진영은 궂은 날씨에도 오전 9시부터 일찌감치 법원 앞 포토라인에 자리잡았다. 이들은 ‘우리가 조국이다’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 ‘조국은 언제나 자랑스런 내 조국이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조 전 장관을 기다렸다. 조 전 장관의 지지자를 자처한 김모(60)씨는 “어젯밤 한숨도 못 잤다”며 “검찰이 털다 털다 안 나오니 억지로 구속 영장을 청구해 분통이 터져 나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조 전 장관의 구속을 요구하는 보수단체 회원들과 실랑이도 벌어졌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조 전 장관의 지지자들을 밀친 보수단체 회원에게 법원 직원이 자제를 부탁하기도 했다.
오전 10시가 조금 지나 조 전 장관이 서울동부지법에 도착해 포토라인에 들어서자 지지자들은 “조국수호” “검찰개혁”을 외치며 조 전 장관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들은 조 전 장관이 법원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조 전 장관님 힘내세요”라고 소리쳤다.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은 이후 서울동부지법 정문으로 자리를 옮겨 조 전 장관 구속영장 기각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표로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백광현(38)씨는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법리적 해석이 아닌 정치적 목적으로 한 것”이라며 “철저히 조 전 장관을 망신주기 위한 것과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을 수호하는 최종 기관이자 보루로서 법원은 법에 의거,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오후 2시부터 조 전 장관이 구속영장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부구치소 앞 소리공원에서 밤샘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법원 앞엔 조 전 장관의 구속을 요구하는 일부 시민들도 모였지만 눈에 띌 정도로 많진 않았다. 다만 조국 구속을 외치는 보수성향의 시민단체들이 오후부터 법원 주변에서 ‘조국 구속 촉구 집회’를 열 예정이라 진영간 세 대결이 치열하게 벌어질 걸로 예상된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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