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야당 발언, 중국 정부에 어떻게 보여지겠나”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한중일 정상회담을 두고 “중화사대주의”라고 비난한 자유한국당 반격에 나섰다. 한국당이 스스로 대한민국의 격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고 대변인은 2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한국당을 향해 “왜 대한민국의 국격을 그렇게 믿지 못하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 거대 야당이 이런 단어를 입에 올린다는 것이 중국 정부에게 어떻게 보여질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외교에 있어서 만큼은 여야 구분 없이 힘을 모아야 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 4월 일본을 방문하는 게 확정됐다고 전하고 있다. 결국 시 주석의 방한은 일본을 오가는 길에 잠시 들르는 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고 대변인은 “통상적으로 정상회담은 직전에 공식화하기 마련이어서 일본에서 확정했다는 발표를 한 것이 어떻게 된 건지 파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식의 주장은 흠집내기에 불과하다는 게 고 대변인의 주장이다. 그는 “한국과 일본을 가는데 한국을 들렀다가 간다면 ‘왜 거기 묶어서 가느냐’고 비판을 하고, 한국을 가지 않는다면 ‘패싱했다’고 얘기를 한다”며 “이래도 저래도 뭐라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언급했다.
고 대변인은 이번 한중 정상회담이 실질적으로 잘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6월 오사카에서 만나고 이번에 또 만났는데 훨씬 부드럽고 편한 자리였다. 시 주석이 ‘한중 양국이 손을 잡으면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 이건 나의 진심 어린 말이다’ 같은 말을 한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부분에 대한 언급도 오찬까지 이어지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도 양국 관계의 진전이라고 고 대변인은 밝혔다. 그는 “분명 이견도 존재했다. 팽팽한 긴장감도 있었지만 양국이 어떤 걸 숨기지 않고 허심탄회하게 서로 이야기를 듣고 얘기하는 자리였다”며 “양 정상이 매듭을 처음 푸는 역할을 해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앞서 24일 한국당은 중국을 방문한 문 대통령을 향해 “뼛속 깊이 박힌 중화사대주의를 벗어나기 바란다”며 “지금의 대한민국은 과거의 청나라 속국이 아니다. 중국 저자세 외교를 당장 멈추기 바란다”는 논평을 냈다. 그러면서 “문 정부 들어 시 주석이 방한한 적이 없다. 예전 중국 황제처럼 알현하라는 외교적 결례에 문 정부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의 이유를 밝혔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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