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도훈 인천 전자랜드 감독은 25일 부산 KT와 ‘성탄절 매치’를 앞두고 “최근 우리 농구가 안되면서 무너지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전날까지 2연패를 당한 전자랜드는 어느새 6위까지 떨어졌다. 새 외국인선수 트로이 길렌워터 영입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아직까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유 감독은 "상대보다 한 발 더 뛰고 부딪치는 농구가 전자랜드 농구인데 이런 우리만의 컬러가 최근 사라지고 있다“고 부진의 원인을 짚었다. 이번 시즌 KT전에는 좋은 기억이 많았는데 특히 21점 차 승리(91-70)를 거뒀던 지난달 2라운드 맞대결에 대해 유 감독은 “당시 이대헌이 잘해줬다. 이대헌이 내외곽에서 모두 활약해주며 다른 선수들의 기회까지 같이 열렸다. 이대헌의 공백을 강상재가 메워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패 탈출 의지를 다진 전자랜드가 홈팬들에게 성탄절 승리를 선물했다. 승리의 히어로는 유 감독이 기대했던 강상재였다. 전자랜드는 이날 인천 삼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KT를 87-81로 제압했다. 2연패를 끊은 전자랜드는 5위(13승 12패)로 올라서면서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다. 반면 주포 허훈이 빠진 이후 최근 4연패를 당한 KT는 전자랜드에 밀려 6위(13승 13패)가 됐다. 인천 원정에선 12연패의 악몽이 이어졌다.
전반까진 KT가 44-42로 근소하게 리드했다. 후반 초반엔 KT가 주도권을 잡았다. 바이런 멀린스의 3점포와 양홍석의 돌파 득점으로 3쿼터 3분 48초를 남기고 59-53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전자랜드는 58-63으로 끌려가던 3쿼터 종료 2분 5초 전부터 머피 할로웨이, 김정년이 번갈아 가며 8득점을 합작해 66-63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후부턴 팽팽한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4쿼터 종료 1분 4초 전까지도 81-81로 박빙의 승부였다. 여기에서 균형을 깬 건 강상재의 3점슛이었다. 승기를 잡은 전자랜드는 경기 종료 24초 전 상대 최성모의 U파울로 얻어낸 자유투를 김지완이 2개 모두 넣으며 승리를 굳혔다. 강상재는 승부를 가르는 쐐기 3점슛을 포함해 15점, 12리바운드의 ‘더블더블’로 활약했고, 할로웨이(18점 10리바운드)와 김지완(16점), 차바위(10점 6리바운드)도 힘을 보탰다. 2017년 드래프트에 일반인 자격으로 참가해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은 뒤 처음으로 1군 정규리그 경기에 나선 김정년은 7점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유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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