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와 진영 갈등… 긴장 고조되는 2라운드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한 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 수사를 놓고 청와대와 검찰이 충돌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 일가 주변을 저인망 수사했고, 청와대는 수사개입 논란을 빚으면서까지 검찰을 강도 높게 압박했다. 이로 인해 촉발한 갈등은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서초동 시위’와 조국 구속과 청와대 각성을 촉구하는 ‘광화문 시위’로 확대됐다. 여기에 유재수 감찰중단 사건과 울산시장 선거개입 논란이 이어지며 조국 사태 2라운드는 ‘현재진행형’이다.
하노이 노딜 후폭풍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올스톱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No deal)로 끝나면서 북미 관계와 맞물려 돌아가던 남북 관계도 경색됐다. 북한은 5월 이후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잇단 무력 도발로 한미를 향한 불만을 표출했다. 6월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깜짝 3자 회동이 성사됐으나, 이후 북미관계는 평행선을 달렸고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도 힘을 받지 못했다.
경제 보복 이어 지소미아 종료… 한일 관계 최악으로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 이후 한일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올 초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 ‘레이더 조사’ 갈등에 이어 7월 한국을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가 이어졌다. 한국은 일본을 국제무역기구에 제소했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를 결정했다. 극한 대치 상황에서 양측은 11월 지소미아 종료 유예 합의로 관계 개선 물꼬를 텄지만 핵심 현안인 배상 문제 해결에서 여전히 평행선을 긋고 있다.
최악의 미제사건 33년 만에 ‘화성 그놈’이 나타났다
지난 9월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특정됐다. 1994년 충북 청주시에서 처제를 살해해 수감된 이춘재(56)다. 희생자 유류품에 남은 유전자(DNA)가 결정적 증거였다. 이춘재는 모든 범행을 시인했다. 1986년 화성 1차 사건 이후 33년 만에 최악의 미제사건이 해결됐지만 후폭풍이 몰아쳤다. 무고한 이를 범인으로 만든 경찰의 부실 수사가 도마에 올랐다. 8차 사건으로 20년간 옥살이를 한 윤모씨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조국발(發) 대입 제도 개편에 학부모ㆍ학생들 혼란만 가중
조국 전 법무장관 딸의 대입 특혜 논란이 거세지자 정부는 아예 대입 제도를 바꿨다. 서울대 등 16개 대학의 정시 비중을 현행 29%(2021학년도 기준)에서 2023학년도 대입까지 40% 이상 늘리는 게 핵심. 애초 3단계 로드맵을 통해 일반고 전환을 유도하기로 했던 자사고·외고·국제고 운영 도 2025년 일반고 일괄 전환으로 급선회했다. 조국사태에 따른 대입제도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개편이지만 학부모ㆍ학생에겐 혼란을 주었다.
낙태죄 66년 만에 폐지… 헌재, 여성 결정권 손 들어줘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낙태죄가 66년 만에 사라졌다. 헌재는 4월 11일 인공 임신중절한 여성과 의사를 처벌하도록 한 형법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했다.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합헌 의견은 2명에 그쳤다. 낙태는 임산부가 자신의 신체적ㆍ심리적ㆍ사회적ㆍ경제적 상황에 대해 깊이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이며 여성의 자율적 권한으로 인정한 것이다. 헌재는 내년 12월 31일을 형법 개정 시한으로 제시했다.
전방위 압박에도 치솟는 집값… 12ㆍ16 대책도 약발 의문
지난해 9ㆍ13 부동산 대책으로 짓눌려 있던 집값은 올 여름부터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서서히 달아올랐다. 집값 상승세에 기름을 부은 것은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예고. 공급 부족 우려에 서울 전역 집값이 뛰었다. 이에 정부는 상한제 대상 지역을 강남권 위주로 한정했지만 집값 오름세가 더 거세져 수도권 주요 지역까지 번졌다. 정부는 세제ㆍ대출ㆍ청약제도를 총망라한 12ㆍ16 종합대책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저성장ㆍ저금리ㆍ저물가 3각 파고에 휘청이는 국내 경제
정부와 한국은행이 점치는 올해 경제성장률은 2.0%. 이는 경제위기 없이 맞는 사상 최저 성장률이다. 역시 사상 최저(연 1.25%)로 낮아진 한은 기준금리와 바닥을 기는 시중금리에 투자자와 금융사들은 유례없는 ‘수익 가뭄’에 시달렸다. 소비자물가도 사상 처음 월간 마이너스 상승률(9월 전년동월대비 -0.4%)을 기록하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극심한 저성장, 저금리, 저물가 고착화는 활력 잃은 한국 경제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는 평가다.
‘혁신 아이콘’ ‘꼼수 영업’ 타다 논란 속 좌초 위기에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가 좌초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10월 본격 영업을 시작한 타다는 올 한해 택시업계와의 갈등과 논란으로 ‘바람 잘 날 없는 한해’를 보냈다. 승차거부 없이 친절하고 깨끗한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혁신 공유경제 서비스로 받아들여진 반면, 여객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면허를 취득하지 않는 ‘꼼수’ 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타다 금지법’이 국회 통과를 눈 앞에 두면서 신산업 제동 비판이 나오고 있다.
봉준호 기생충, 황금종려 이어 오스카상도 품을까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다. ‘기생충’은 이 기세로 유엔 회원국(193개국)보다 많은 205개국에 판권이 수출됐다. 부유층 가족과 빈민층 가족의 갈등을 그린 이 영화에 세계가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내년 1월 골든글로브는 물론, 아카데미영화상에서도 유력 수상 후보로 거론된다. 유럽 영화제에 이어 미국 영화상까지, 동시에 거머쥘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파국 면한 미중 무역전쟁…완전 합의까지 산 넘어 산
지난해부터 시작된 주요 2개국(G2),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가까스로 파국을 면했다. 미중이 이달 1단계 무역 합의를 도출하면서 글로벌 경제도 일단 안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작년 3월 중국을 상대로 “불공정 무역관행을 바로잡겠다”고 선전 포고를 한 이후 양국은 ‘관세 폭탄’을 터뜨리며 확전을 거듭해 왔다. 그래도 불씨는 여전하다. 지식재산권 침해 등 핵심 쟁점은 건드리지도 않아 2ㆍ3단계 합의까지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송환법 반대 집회 6개월… 최루탄ㆍ화염병에 불타는 홍콩
‘동방의 진주’로 불리며 선망의 대상이던 홍콩이 혼돈과 폭력의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6월 9일 시민 103만명이 집결해 범죄인인도법(송환법) 반대 집회를 시작한 이후 6개월여 간 지속된 반정부 시위로 6,000여명이 체포됐다.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은 1만6,000여발에 달한다. 민주진영은 11월 24일 구의원 선거에서 압승해 기세를 올렸지만 중국 당국이 강경 진압 입장을 굽히지 않아 일촉즉발의 긴장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트럼프 탄핵 절차 돌입… 美정치권은 대선 득실 저울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이달 하원을 통과했다. 트럼프는 앤드루 존슨), 빌 클린턴에 이어 세 번째 탄핵절차를 밟는 미국 대통령이 됐다. 9월 터진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결정타였다. 그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원조를 대가로 대선 경쟁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수사를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물론 탄핵여부를 최종 결정할 상원 통과 가능성은 낮아 미 정치권은 내년 대선에 미칠 득실을 따지는 데 골몰하는 분위기다.
IS 수괴 알 바그다디 사살에도 끝 모를 대 테러 전쟁
글로벌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우두머리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가 10월 숨졌다. 미군 특수부대 사살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는 알카에다의 수괴 오사마 빈라덴 사후 국제사회의 최대 골칫거리였다. 한 때 이라크ㆍ시리아의 주요 도시를 장악하고 세계 곳곳에서 테러를 일삼았다. 그러나 테러와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해외 철군 전략이 가시화하면서 그 공백을 틈 타 IS가 다시 준동할 조짐이 뚜렷하다.
기후변화 대응 촉구한 16세 소녀 툰베리 ‘올해의 인물’
기상이변이 속출하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 한 해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 스웨덴의 16세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있었다. 툰베리는 지난해 8월부터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시작했다. 이는 곧 100만명이 참여한 ‘기후파업’으로 이어지며 ‘툰베리 세대’의 등장을 알렸다. 올해 9월에는 무동력 요트로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참석해 또 한 번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이달 미 시사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英 존슨 총선서 웃었지만… ‘노딜’ 브렉시트 공포 여전
영국민이 다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택했다. 2016년 6월 국민투표를 통해 EU 탈출을 결정한 이후 숱한 우여곡절 끝에 이달 총선에서 브렉시트를 밀어 붙이는 보리스 존슨 총리의 손을 들어줬다. EU와의 협상 시한은 내년 1월까지다. 탈퇴를 확정하더라도 영국은 지금처럼 EU 단일시장 및 관세동맹 잔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다만 합의가 불발될 경우 빈손으로 EU를 벗어나는 ‘노딜’ 브렉시트의 공포는 여전하다.
지하철 50원 요금 인상에 폭발… 민생고에 뿔난 시민들
경제난과 빈부격차 심화로 세계 곳곳에서 민심이 폭발했다. 칠레에선 단돈 50원의 지하철 요금 인상을 계기로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졌고, 에콰도르에선 유류보조금 폐지에 반대하는 시위가 거셌다. 볼리비아도 국민이 부패한 대통령을 쫓아냈다. 스마트폰 메신저에 세금을 부과하려 한 레바논 총리 역시 사퇴해야 했다. 이란은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벌써 1,500명 넘게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반정부 시위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노트르담 대성당 대화재… 마크롱은 5년내 재건 약속
4월 850년 된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목재골조 대부분이 불탔고, 첨탑과 지붕이 무너졌다. 화재 원인은 전기결함이나 담배꽁초에 의한 실화로 추정됐다. 이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 와중에도 열렸던 노트르담 성탄미사마저 무산됐다. 216년 만에 처음이다. 현재 성당 주변은 출입이 금지된 채 공사용 구조물에 둘러싸여 복구 공사가 한창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5년 안에 철저한 재건을 약속했다.
첫 블랙홀 촬영 성공… 우주 탄생 비밀까지 한 걸음 더
인류사 최초로 블랙홀 관측 이미지가 공개됐다. 천재 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1915년 ‘상대성이론’을 통해 그 존재를 제시한 지 한 세기만이다. 한국 과학자 8명을 포함해 전 세계 연구자 200여명으로 구성된 ‘사건지평선망원경(EHT)’ 연구팀이 처녀자리 은하단에 있는 M87 초대질량 블랙홀의 모습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우주 비밀을 풀 열쇠로 일컬어지는 블랙홀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됐다는 사실에 지구촌이 흥분했다.
中 과학 굴기 잰걸음… 2년 연속 가장 많은 로켓 발사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嫦娥) 4호가 1월 3일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했다. 우주개발의 후발주자로서 미국의 아성을 넘어섰다. 내년 화성에 안착할 탐사선의 성능도 지난달 공개했다. 중국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미국을 제치고 가장 많은 로켓을 발사하며 기술력을 뽐내고 있다. 올해 중국이 발표한 인공지능(AI) 분야 논문은 유럽 전체를 합친 것보다 많다. 자율주행과 5G기술 등 첨단과학 강국의 입지가 갈수록 탄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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