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現시장 선거 도운 관계자 증언
“준비조직 ‘공업탑기획委’에 8번째 발탁”
檢, 문건 넘겨준 市공무원들 소환 조사

송철호 울산시장이 지난해 6ㆍ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시 행정정보와 공직 네트워크에 접근할 목적으로 울산시청에서 좌천성 인사를 당한 송병기 울산 경제부시장을 전략적으로 영입했다는 주장이 당시 송 시장 캠프 관계자로부터 제기됐다.
선거준비 초기 단계에 송 시장을 도왔던 핵심 관계자 A씨는 최근 한국일보와 만나 “울산시 행정 데이터에 접근이 어려웠던 송 시장이 송 부시장을 통해 공약 기틀을 마련했다”고 증언했다. 25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송 부시장이 송 시장 선거준비모임에 본격적으로 합류한 것은 2017년 10월쯤이다. 송 부시장이 선거준비모임에 들어오기 전부터 송 시장을 도왔던 A씨는 “송 시장이 선거준비조직인 ‘공업탑 기획위원회’ 6명 외에 민주당 사람을 7번째, 송 부시장을 8번째로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소속인 박맹우 전 울산시장(2002~2014년 재직)이 재임하던 시절 교통건설국장 등 요직을 거친 송 부시장이 민주당 쪽인 송 시장 측에 서게 된 건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박 전 시장이 3선을 했고 송 시장은 선거에 거듭 낙마한 민간인(변호사) 신분이라, 송 시장 측은 울산시정 관련 정책 현안이나 행정정보를 파악하는데 상대적으로 취약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반면 송 부시장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취임한 뒤 울산발전연구원 공공투자센터장으로 임명됐는데, 이를 좌천성 인사로 여겼다는 것이다. A씨는 “송 부시장이 요직을 거쳤고 부하와 동료들이 여전히 시청에 남아있다는 점이 무기가 됐다”고 말했다.

검찰도 송 부시장이 울산시 공무원들과의 관계를 이용해 송 시장을 도왔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최근 송 시장 측에 시정 관련 문건을 빼돌린 울산시 공무원들을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경찰청이 김 전 시장 측근인 박기성 비서실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수사할 때도 송 부시장은 울산시 공무원들을 대신해 참고인 진술(가명 진술 포함)을 했다.
A씨는 송 시장이 2017년 10월 26일 김은경 당시 환경부 장관과 함께 울산 반구대 암각화 현장을 시찰한 것은 송 부시장 합류 이후 송 시장 측 제안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울산시는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해 댐 수위를 낮출 경우 울산시 식수가 부족해지는 난제를 안고 있었다. A씨는 “물 문제(반구대 암각화와 식수 부족)를 일원화해서 공약화하려 했고, 김은경 장관이 울산을 방문해야 한다는 계획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김 전 시장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송 시장이 반구대 암각화 관련 시민단체를 만들어 자기 선거활동을 위한 조직으로 활용한 것으로 안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김 전 장관이 현직 시장인 저에게 연락도 없이 현장을 방문하고 송 시장과 사진도 찍고 물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울산=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