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부터 에어코리아 홈피에 망간·니켈 등 상세 정보 올라와
국내 발생분은 중금속 적어 중국 ‘모르쇠 전략’에 일침될 듯
국립환경과학원이 26일부터 초미세먼지(PM2.5) 중 망간과 니켈, 아연 등 중금속의 농도를 에어코리아 홈페이지(www.airkorea.or.kr/web)를 통해 처음으로 실시간 공개하겠다고 25일 밝혔다. 국내발 초미세먼지의 중금속 농도가 낮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중국발 초미세먼지의 중금속 농도 데이터를 더 다양하게 모으기 위한 대책으로 풀이된다. 국민에게 보다 상세한 대기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방침이지만, 그동안 국내 미세먼지 피해에 ‘모르쇠’를 유지해온 중국에 대한 사실상 압박인 셈이다.
망간은 미국에서 유해대기오염물질로 관리하는 유해물질이며 니켈은 발암 1군 물질로 국내 중금속측정망에서 지금까지 월 1회만 측정해 공개해 왔다. 소각시설, 석탄 연소, 자동차 매연과 관련된 다양한 배출원에서 발생하는 아연은 측정 공개 대상이 아니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해당 정보는 초미세먼지를 구성하는 중금속 성분의 장ㆍ단기 변화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전국 6개 권역에서 측정해 2시간, 24시간, 1년 평균 농도의 형태로 제공된다.
현재 국내 초미세먼지의 중금속 함유 농도는 해외 기준보다 훨씬 낮다. 지난해 국내 7대 광역시의 니켈 연간 농도는 1.0∼4.0ng/㎥, 망간의 연간 농도는 9.0∼25.0 ng/㎥로 150ng/㎥인 망간의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과 25ng/㎥인 니켈의 일본 대기환경 기준에 비해 크게 낮았다.
임영욱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부소장은 “중금속이 함유된 초미세먼지는 국내에서 크게 발생하지 않지만, 에너지 생산의 상당수를 석탄에 의존하는 중국에서 많이 넘어오고 있기 때문에 초미세먼지 속 중금속 농도를 실시간으로 본다는 것은 중국에서 넘어오는 초미세먼지를 파악하겠다는 뜻”이라며 “겨울철에는 중국발 미세먼지로 우리가 몸살을 앓지만 여름엔 반대로 국내발 미세먼지로 중국이 앓는 소리를 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세먼지 책임 공방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중국발 스모그 쇼크 후 중국발 초미세먼지에는 인체에 치명적인 납, 카드뮴 등 중금속이 대량 함유돼 있다는 국내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국립환경과학원에서도 2015년부터 초미세먼지 중 납과 황사의 주요 성분인 칼슘의 실시간 농도를 단계적으로 공개해 2017년 이후 전국 6개 권역에 대한 농도를 모두 공개하고 있다.
김영우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은 “정확도 높은 초미세먼지 성분 농도의 실시간 공개가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과학적 자료 기반의 미세먼지 감시와 정책 지원으로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임 부소장은 “앞으로 중금속뿐만 아니라 건강에 크게 피해를 주는 탄소계통 유기오염물질의 실시간 측정과 공개도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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