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경자년(庚子年)을 앞두고 종교 지도자들이 잇달아 신년 메시지를 내놨다. 우리 사회가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화합을 이루기를 기원하고, 새해에는 사회적 약자 등 이웃에 사랑을 베풀 것을 한 목소리로 당부했다.
염수정 천주교 서울대교구 추기경은 25일 낮 12시 성탄 미사에서 메시지를 발표했다. 염 추기경은 “나와 다른 생각을 지니고 있으면 대화와 공존의 노력보다는 내 것만이 옳다고 주장하며 반목과 대립을 반복하는 세태는 우리 사회를 위태롭게 만든다”라며 “주님께서 알려 주신 이 사랑에 세상의 불안과 불신, 다툼을 해결할 모든 해답이 있다”고 사랑을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정치 지도자들에게 사회분열과 대립을 극복하기 위한 끈기 있는 대화를 강조하며 “가장 약하고 상처받고 힘없는 이들의 대변자가 돼 달라”고 주문했다.
개신교도 갈등과 반목을 극복하고 정의와 화합을 이루자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인 윤보환 목사는 25일 내놓은 신년사에서 “새해에는 갈등이 화해로, 반목이 화목으로, 증오가 이해로 바뀌는 하나님의 은혜의 해로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해고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이주민, 소수자 등 이 사회의 경쟁에서 밀려난 약자들의 고통이 사라지기를 기원한다”라며 “새해에는 정의가 실현되는 사회가 되기를 기도한다”고 끝맺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도 앞서 24일 신년사를 내놨다. 원행스님은 “우리 사회를 둘러싼 대립과 갈등의 장벽이 더 두터워져 가고 있다”며 “새해에는 걸음을 잠시 멈추고 숨을 돌리면서 주변을 살피는 여유를 가지며 이웃과 함께 서로의 행복을 응원하여 온 세상에 부처님의 자비가 현현하는 한 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조계종 종정 진제(眞際) 대종사도 ‘생명을 존중하고 인류의 행복을 실현하자’라는 신년 법어를 내놨다. 진제 대종사는 “종교는 인간 내면의 정화와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그 목적이 있다”라며 “불교의 가르침인 지혜와 자비가 정치와 사회의 기본이념이 되어 생명존중과 인류의 행복이 실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교지도자들은 남북관계 개선 등 한반도 평화에 대한 염원도 강조했다. “새해에는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어 대립이 극복되고 하나 되며 가정에 행복이 만개하는 한 해가 되길 소원한다”(원행스님), “민족의 화해와 평화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는 계기가 만들어지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윤보환 회장), “한반도에 평화의 은총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염수정 추기경)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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