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서양화가 장완 10년만에 회고전
탁자 위 화병에 꽂힌 푸른 꽃들은 캔버스 위에서 더 화려하게 피어난다. 캔버스로 옮겨진 흔한 바닷가의 풍경은 어딘지 모를 아련함이 묻어난다. 화려한 색채로 일상의 풍경을 화폭에 담아온 원로 서양화가 장완(80)의 회고전이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27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열린다.
전북 김제 출신으로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장 작가는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작품 세계를 선보여왔다. 꽃과 여성, 바닷가 정경 등 자연의 형태에서 영감을 받아 그리지만, 선명하고 강렬한 색채와 치밀하고 극적인 구성력으로 추상의 경계를 넘어간다. 이용우 미술평론가는 “장완의 그림은 연극의 세트와 같은 장소성, 작은 소재만으로 극적으로 몰아가는 이야기꾼과 같은 구성력으로 회화의 맛을 감치게 한다”고 평가했다.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열리는 그의 이번 전시에는 최근작 10여점을 포함해 총 80여점이 소개된다. 특히 최근작인 ‘향’과 ‘창조의 은혜’ 등에서는 더욱 강렬해진 색감과 과감해진 구성이 눈에 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매일 6시간 이상씩 작업에 매진하는 그는 “눈에 보이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아니라 자연에 숨어 있는 향과 소리, 빛과 성질까지도 포착해 색으로 표현하고자 했다”라며 “관객들이 그림을 그냥 둘러보지 않고, 오래도록 머물며 그림 안의 자신만의 그림을 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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