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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와 소비자 최단거리 연결, 지속 가능한 유통 기업으로 남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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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와 소비자 최단거리 연결, 지속 가능한 유통 기업으로 남을 것”

입력
2019.12.26 00:06
수정
2019.12.26 16:3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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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마케팅 토종 1위 ‘애터미’ 박한길 회장

18일 충남 공주시 애터미 파크에서 만난 박한길 회장은 직원들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유독 강조했다. 애터미 파크 안에 있는 미끄럼틀 앞에서 포즈를 취한 박 회장. 공주=박형기 인턴기자
18일 충남 공주시 애터미 파크에서 만난 박한길 회장은 직원들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유독 강조했다. 애터미 파크 안에 있는 미끄럼틀 앞에서 포즈를 취한 박 회장. 공주=박형기 인턴기자

“직원들에게 말합니다. 일하다 힘들어 쉴 게 아니라 놀다 지치면 일 하라고요.”

충남 공주시에 있는 사옥(애터미 파크)에서 18일 오후 만난 박한길(63) 애터미 회장은 회사에 대한 소개를 ‘애터미의 독특한 회사 분위기’로 대신했다.

네트워크 마케팅(다단계) 기업인 애터미는 설립 첫 해인 2009년 매출 250억원을 시작으로 연간 30~40%씩 성장하며 10년 만인 지난 해 국내 매출 1조원을 달성할 만큼 ‘계속 성장 중인’ 회사다. 국내에서는 암웨이(미국)에 이은 2위, 토종 기업으로는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미국, 일본, 대만 등에 13개 법인이 진출해 있는 애터미는 얼마 전 ‘1억불 수출 탑’을 수상할 만큼 ‘해외에서도 꽤나 이름이 나 있는 회사’이기도 하다.

박 회장이 설명하는 회사 분위기는 함께 둘러본 사옥을 통해서도 금세 느낄 수 있었다. 놀이공원에나 있을 것 같은 3층에서 2층으로 이어진 커다란 미끄럼틀을 비롯해 안마의자와 그네, 미용실과 실내수영장, 농구장, 다트장이 보였다. 애터미는 전산 등 일부 부서를 빼고는 정해진 자리가 없는 자율좌석제다. 특히 회의실은 캠핑장처럼 꾸며져 있었는데, 이것 역시 직원들 창의력을 최대한 살려보겠다는 박 회장 아이디어였다.

-자율좌석제를 비롯해 미끄럼틀, 수영장 등 사무실에 놀이공간이 많네요.

“사무실에 놀이공간을 만든 게 아니라 놀이공간 안으로 사무실이 들어온 겁니다. 몰입과 집중보다 창의적인 생각이 앞서야 합니다. 임직원들에게 놀다 지치면 일하라고 하는 것도 임직원 개개인의 창의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입니다. 남이 시키는 일만 하면 하기 싫고 게을러집니다. 그러니 감시하고 관리감독 해야 하는 거죠. 직원들이 어떤 일을 언제 할 것인지 스스로 결정하게 만들면 열심히 일합니다. 그러면 관리감독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

애터미 사옥 안에 있는 각종 시설들. 피트니스 센터(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캠핑장처럼 꾸며진 회의실, 자율좌석제 사무실, 다트장 등 각종 놀이시설. 공주=박형기 인턴기자
애터미 사옥 안에 있는 각종 시설들. 피트니스 센터(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캠핑장처럼 꾸며진 회의실, 자율좌석제 사무실, 다트장 등 각종 놀이시설. 공주=박형기 인턴기자

국내에는 여전히 다단계 판매에 대한 편견이 존재한다. 박 회장은 “네트워크 마케팅은 대규모 마케팅 활동 없이 여러 단계의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아 질 좋은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강조한다. 이 강점을 살리는 대신 고수익을 미끼로 질 낮은 제품을 강매해 온 업체들이 문제였다는 것이다. 애터미는 상위 회원에게만 수당이 집중되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다단계 업체로는 드물게 회원 1인당 수당에 상한선을 두고 있다. 더불어 사재기 등 유혹에 빠지는 일부 회원의 탈선 예방 정책도 활발히 펴고 있다.

-네트워크 마케팅을 가까이 해선 안 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여전히 적지 않습니다.

“네트워크 마케팅은 내가 사용해 본 제품 가운데 품질과 가격이 뛰어난 제품을 이웃에게 소개하는 유통 방식입니다. 대규모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고 여러 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질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강점을 살리는 대신 고수익을 미끼로 질 낮은 제품을 강매하는 유통 방식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 문제였던 겁니다. 애터미는 유통 본연의 기능인 질 좋고 값싼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입니다.”

애터미의 철학은 단순 명쾌하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유통의 ‘본질’에 충실해 질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팔겠다는 것이다. 바로 ‘절대품질 절대가격’의 원칙이다. 지금의 애터미를 만든 일등공신인 건강기능식품 ‘헤모힘’이 대표적이다. 헤모힘은 지난 해 1,800억원 이상 팔리는 등 단일제품으로 2014년부터 5년 연속 동종업계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박 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생산자와 소비자를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유통의 본질에 충실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주=박형기 인턴기자
박 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생산자와 소비자를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유통의 본질에 충실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주=박형기 인턴기자

-‘절대품질 절대가격’이란 원칙은 공감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데요. 헤모힘의 성공을 확신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인지요.

“먼저 헤모힘의 품질에 대한 확신이 있었습니다. 한국 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한 특허 성분을 바탕으로 생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제품을 믿었습니다. 당시 헤모힘은 최고 77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는데 애터미가 10만원 이하로 팔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 헤모힘 판매량은 월 500개 정도였지만 애터미가 헤모힘을 팔면서 매달 1,000개, 3,000개, 5,000개로 늘었습니다. 당시 제조업체에 연간 10만 박스 기준으로 납품가를 산정해 달라고 했습니다. 이후 용량은 늘리고 가격은 10만원 이하로 유지하며 실제 1년에 10만 박스 이상을 팔 수 있었습니다.”

헤모힘만이 아니다. 화장품인 ‘앱솔루트 셀렉티브 스킨케어 시스템’ 역시 연간 1,000억원 이상 판매되고 있으며 유산균과 치약, 칫솔 등도 연 매출액 200~400억원을 넘는다. 반면 애터미 제품의 반품률은 0.19%에 불과하다.

-제품의 질이 보장된 덕에 0.19%라는 반품률이 나올 수 있는 건가요.

“애터미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품질과 가격 양쪽에서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제품들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애터미는 사용했더라도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구매 후 90일 이내라면 무조건 반품을 받아주고 있습니다.”

박 회장은 중소기업 납품업체와의 동반성장을 강조한다. 품목별로 한 업체 제품만 취급하는 ‘1품 1사’를 고집하고 납품 후 1주일 내 현금 결제가 원칙이다. 납품업체를 부르는 명칭도 ‘협력사’가 아닌 ‘합력사’다.

-다른 유통 기업처럼 ‘협력사’라 하지 않고 굳이 ‘합력사’라고 부르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협력이라고 하면 서로 다른 개체가 힘을 합하는 것이라는 느낌이지만 합력은 한 울타리 안에서 힘을 합한다는 느낌이라고 생각합니다.”

환한 표정으로 질문에 답하고 있는 박한길 회장. 공주=박형기 인턴기자
환한 표정으로 질문에 답하고 있는 박한길 회장. 공주=박형기 인턴기자

-사회공헌활동도 꾸준히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 사랑의열매 측에 중견기업 기부 사상 최고액인 100억원을 전달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기업으로서 최소한의 책임을 다하는 일일 뿐입니다. 우리 사회는 더 편리해지고 더 살기 좋아졌고 더 많은 가치를 생산해 왔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빈부 격차는 줄어들지 않고 갈등 요소는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상황을 박애정신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보다 많이 가진 자를 질투하지 않고, 나보다 적게 가진 자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한층 더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것입니다.”

-박 회장이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직접판매세계연맹(WFDSA) CEO 카운슬(Council)의 정식 멤버가 됐다고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직접 판매 산업 규모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 직접 판매 업계는 세계 직접 판매 업계에 대한 영향력이 아주 미미했습니다. 직접판매세계연맹은 전 세계 직접 판매 산업을 대표하는 단체입니다. 그리고 CEO 카운슬은 그 핵심 집행부입니다. 우리의 직접 판매가 세계화한다는 의미이자 우리의 시장도 더 넓어진다는 것을 뜻합니다.”

-마지막으로 애터미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입니까.

“회원과 소비자의 지지와 호응을 바탕으로 항상 더 좋은 제품을 더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는 지속 가능한 유통 기업으로 남는 것입니다.”

공주=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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