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부문 심사평
지난 12월 12일 서울 남대문로 한국일보에서 송찬호(왼쪽) 시인ㆍ김유진 어린이 문학평론가가 신춘문예 동시 부문 심사를 하고 있다. 박형기 인턴기자

예년보다 좀 더 많은 총 312분이 응모했다. 응모자 수만 늘어난 게 아니라 응모작 5편이 고루 완성도를 갖춘 채 자신의 세계와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시도가 보여 반가웠다. 특정 경향을 따르지 않고 오늘날 동시의 새로운 언어를 찾아가려는 배경에는 동시 형식의 경계를 줄곧 넘어 온 최근 분위기가 자리할 것이다. 그럼에도 - 아니, 그리하여 - 가장 중요한 지점은 오늘날 ‘어린이’에 있다는 사실을 응모작을 보며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어떠한 새로운 형식을 추구하든 동시의 처음이자 마지막 잣대는 어린이 독자가 읽는 시라는 것이다.

본심에 오른 10분의 작품 중 3분의 작품을 마지막까지 고심하며 논의했다.

‘고래 노래’ 외 4편은 상상력과 언어가 매우 유려하다. 대개 동시가 상상 세계의 기둥을 하나씩 진술하는데 그치는데 반해 응모작은 상상 세계의 집을 독자의 눈앞에 펼쳐놓는다. 하지만 상상의 소재나 씨앗이 여느 동시가 이야기해온 바여서 이와 구별되는 상상의 시작을 좀 더 발견해야 할 듯 보였다.

‘너는’ 외 4편은 어린이에게 깊은 시선이 닿아 있어 미더웠다. 자칫 평이하고 개성이 두드러지지 않기 십상인 소위 ‘현실주의’ 동시의 난관을 유연하게 가로지르고 있었다. ‘너는’ 마지막 연에서 전환되는 문체는 시적 형식의 의외성과 시적 대상과의 친밀성을 급격하고 신선하게 불러일으킨다. 활발히 논의되는 동물권을 동시에서 말한 점도 좋았지만 소재의 평범함이 못내 아쉬웠다.

당선작 ‘화단’은 사실적인 전개와 탄력 있는 마무리를 자연스럽게 아우르며 여러 존재가 함께 슬픔을 위무하는 과정을 동시 장르에 적절하게 보여주었다. 마지막 두 연은 평범한 문장인데도 연과 연 사이에 성큼 열린 틈 사이로 슬픔을 딛고 반짝이는 밝은 빛이 깃든다. 당선작 외 작품에서도 단정한 문장과 역동적인 상상력으로 어린이의 세계를 탐색하고 담아내려는 시인의 역량이 돋보였다. 모두 함께 반기며 기뻐하는 마음을 대신 전하며, 앞으로도 화단을 비추어주시길 당부 드린다.

송찬호 시인, 김유진 어린이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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