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유천의 사회 봉사 의지가 모두의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펼쳐졌다.
박유천은 오는 2020년 24일 태국 공연 기획사 더 라임 타일랜드와 현지와 일본 외신 등에 따르면, 박유천은 오는 2020년 1월 25일 오후 태국 방콕 센트럴 플라자 챙 와타나 홀에서 러브 아시아 위드(LOVE ASIA with) 박유천'이라는 타이틀의 단독 팬미팅을 개최한다. 이 공연의 티켓은 내년 1월 4일 오전부터 예매를 받을 예정이다.
지난 21일 더 라임 타일랜드 공식 SNS를 통해 올라온 이 소식은 사흘 만에 인용 3400건, 좋아요 1700건을 돌파했다. 해당 글에는 국내외 몇몇 네티즌들이 긍정적인 내용의 멘션을 달았다. 그러나 박유천의 팬미팅 소식이 환영만 받고 있는 건 아니다. 지난 7월 마약 혐의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박유천이 현재 집행유예 기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4월 박유천이 경찰 조사에서 마약 혐의를 인정한 것은 곧 연예계 은퇴로 이어졌다. 4월 10일 박유천이 기자회견에서 직접 "이 건에서 혐의가 입증된다면 은퇴 문제를 넘어서 제 인생 모든 것이 부정당하는 것"이라고 밝혔고, 이후 마약 반응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오자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같은달 24일 "박유천은 기자회견에서 말한 대로 연예계를 은퇴할 것이며 향후 모든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재판부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전했으며, 닷새 뒤인 29일 박유천이 구속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직접 혐의를 인정했다.
박유천이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건 7월 2일이었다. 이후 5개월 넘는 시간 동안 박유천의 근황은 의외의 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석방 하루 뒤인 7월 3일 친동생이자 배우 박유환이 SNS에 박유천이 팬들의 선물과 함께 찍은 인증샷을 올렸고, 박유천은 6일에 개인 SNS를 개설했다. 유일하게 박유환과 맞팔로우된 해당 SNS에는 풍경과 일상 사진들이 있다. 또한, 여전히 박유천을 지지하는 팬들 사이에서 박유천이 지난달 22일 태국, 27일 상해로 출국하는 모습이 SNS로 공유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진짜 의외의 근황은 태국 팬미팅 소식이었다. 박유천이 이를 통해 은퇴를 번복하고 연예 활동에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속 박유천은 이날 SNS를 통해 "고맙다 내 곁에 와줘서"라는 글을 게재했다. 박유환도 '좋아요'를 표시했다. 대상이 명확하지 않은 글이지만, 현재 박유천의 심경은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자숙에 필요한 기간이 딱 정해진 건 아니다. 하지만 박유천의 유료 팬미팅 개최 시기가 너무 이르단 건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 은퇴까지 직접 언급한 박유천은 기소 후 첫 공판 전까지 두 차례의 반성문과 한 차례의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자숙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집행유예 기간 중 팬미팅이라는 박유천의 행보는 은퇴나 자숙과 연관 짓기 어렵다.
불과 5개월 전 석방 당시 박유천은 눈물과 함께 "앞으로 사회에 많이 봉사하면서, 열심히 정직하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말이 수익 일부를 아시아 공공예술 캠페인에 기부하는 이번 팬미팅의 티저였을까. 팬미팅 개최 소식을 통해 은퇴 얘기를 간접적으로 번복한 만큼, 박유천의 행보는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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