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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자원 활용이냐, 전면 복원이냐…해 넘기는 가리왕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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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자원 활용이냐, 전면 복원이냐…해 넘기는 가리왕산 논란

입력
2019.12.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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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차례 회의에도 입장 차만 확인

지역사회 “곤돌라 존치 외 대안 없어”

중재협의회 “내년 초 국민여론 수렴”

정선지역 내 158개 사회단체로 이뤄진 ‘알파인경기장 철거반대 범군민 투쟁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지난 16일부터 해발 1,380m 가리왕산 중봉에서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정선군 제공
정선지역 내 158개 사회단체로 이뤄진 ‘알파인경기장 철거반대 범군민 투쟁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지난 16일부터 해발 1,380m 가리왕산 중봉에서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정선군 제공

24일 오전 강원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가리왕산 알파인센터. 현수막 수십 개가 눈에 들어온다. ‘알파인경기장 정선군민이 사수 한다’ ‘철거, 부분 존치 결사 반대’ 등 올림픽 시설을 걷어낸 뒤 가리왕산 전면 복원에 반대하는 내용이다. 정선읍면 시가지 곳곳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현수막을 쉽게 눈에 띄었다.

지난해 2월 열린 평창올림픽에서 ‘스키 여제’ 린지 본(35ㆍ미국)과 마르셸 히르셔(30ㆍ오스트리아) 등이 투혼의 레이스를 펼쳤던 올림픽의 추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앞서 정선지역 158개 사회단체로 이뤄진 ‘알파인경기장 철거반대 범군민 투쟁위원회(투쟁위)’는 16일부터 해발 1,380m 경기장 정상과 입구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곤돌라(스키장에서 사용하는 소형 케이블카)를 존치 여부를 놓고 정선군과 산림청의 의견이 맞서며 가리왕산 복원을 둘러싼 갈등이 또 해를 넘기게 됐다.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무조정실 중재로 ‘가리왕산의 합리적 복원을 위한 협의회(협의회)’가 공식 출범했다. 그러나 운영시한인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어떤 결론을 짓지 못하고 있다. 협의회가 23일 정선읍사무소를 찾아 진행한 주민설명회에서도 의견차가 여전함을 확인했다.

정선군과 주민들은 가리왕산 알파인센터에 설치된 곤돌라 케이블(3.5㎞)과 지주 19개를 모두 존치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자는 입장이다. 사실상 전면 복원이 불가능한 만큼 올림픽 유산(Lagacy)로 남겨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지난해 평창올림픽 열렸던 강원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알파인센터 입구에 곤돌라 등 올림픽 시설 철거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정선군 제공
지난해 평창올림픽 열렸던 강원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알파인센터 입구에 곤돌라 등 올림픽 시설 철거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정선군 제공

그러나 산림청 등 정부 입장은 다르다.

곤돌라를 모두 철거해 가리왕산 복원에 들어가면 정부가 지역현안을 해결해 주거나 곤돌라 일부를 존치하자는 대안을 내놓은 것인데, 지역사회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곤돌라가 중간에 끊기면 관광자원으로 가치를 잃는데다, 복원을 할 경우 천문학적인 예산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투쟁위 소속 위원들은 “협의회 시작부터 주민 의견은 철저하게 묵살되고, 올림픽 유산으로 훼손 면적의 0.3%에 불과한 곤돌라만이라도 남겨 달라는 요구를 마치 떼만 쓰는 양 매도 당하도록 방조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올림픽 유산을 지키려는 주민들이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억울함을 호소한 것이다.

한편 협의회는 26일 서울시내 모처에서 11번째 회의를 개최한다. 이후 다음달 그 동안의 진행과정을 언론에 알리고 대안에 대한 국민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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