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바로 볼보다. 실제 최근 몇 년 동안 볼보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새로운 볼보의 시대를 알리는 90 클러스터의 등장 이후 60 시리즈까지 쾌조의 성과를 선보이고 있다.
가파른 상승세 덕에 이제는 ‘볼보라는 선택지’가 너무나 당연하고 ‘합리적인 선택’으로 평가받고 있는 분위기까지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볼보가 XC90의 플래그십 사양인 XC90 엑셀런스에 이어 세단 모델인 S90의 최상단을 담당하고 있는 ‘볼보 S90 엑셀런스’를 선보였다.
플래그십 세단이라 말하기엔 조금 짧게 느껴졌던 S90을 더욱 길고 여유롭게 그려낸 볼보의 진정한 플래그십 세단, S90 엑셀런스는 과연 어떤 가치와 매력을 품고 있을까?
볼보 S90 엑셀런스는 말 그대로 플래그십 세단에 대한 볼보의 의지를 드러낸 모델이다.
플래그십 세단에 대한 의지는 전장에서 드러난다. 실제 4,965mm의 길이를 갖고 있던 S90에 비해 대폭 늘어난 5,085mm의 전장을 자랑하고 전폭과 전고는 각각 1,880mm와 1,450mm으로 기존과 큰 차이가 없다. 여기에 휠베이스 또한 3,060mm까지 늘어난 모습이다. 다만 더욱 커진 차체와 AWD 시스템 등으로 인해 공차중량이 2,185kg까지 늘어났다.
대담하고 당당한 볼보의 얼굴
볼보 S90 엑셀런스는 최근의 볼보가 선보이고 있는 당당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특유의 이미지를 담아내고 있다. 게다가 차량의 전체적인 이미지에 있어서도 가장 우려가 되었던 즉, ‘차량의 길이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비례가 무너지거나 차량의 존재감이 늘어지는 모습도 없어 더욱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프론트 엔드의 디자인은 여느 볼보 S90들과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이다.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볼보 고유의 시그니처 라이팅을 더한 헤드라이트와 담담하면서도 깔끔하게 그려진 아이언 마크 및 프론트 그릴이 여유롭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연출한다.
이와 함께 차체 하단에 적용된 매력적인 디자인의 바디킷을 통해 시각적인 만족감을 대폭 끌어 올리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데뷔 이후 조금 익숙해진 모습이지만 2019년의 기준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측면에서는 곧바로 길어진 차체의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다. 5m를 넘긴 길쭉한 전장이 새롭게 더해졌지만 짧은 오버행의 최대한 뒤로 자리한 캐빈룸 덕에 시각적인 만족감이 훼손되지 않는 모습이다. 여기에 단단하게 다듬어진 네 바퀴의 알로이 휠은 깔끔하면서도 단정한 S90 고유의 본질을 어필하는 모습이다.
이제는 익숙해질 때도 됐지만 후면의 디자인은 여전히 미묘하게 느껴진다. 후면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균형감이 강조된 구성 아래 직선이 연이어 겹쳐지며 더욱 안정적이고 차분한 모습으로 만족감을 높인다. 다만 ‘ㄷ’ 형태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다.
고급스럽게 다듬어진 볼보 S90 엑셀런스의 공간
차체의 길이, 그리고 휠베이스가 늘어난 것 외에는 기존의 S90과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을 갖고 있는 볼보 S90 엑셀런스지만 실내 공간은 기존의 S90과는 완전히 다른, 더욱 호화스럽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크리미한 감성이 담긴 컬러가 새롭게 더해지며 모노톤의 컬러와 볼보 고유의 우드 패널 등과 합을 이뤄 더욱 고급스럽고 유려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대시보드의 구성이나 센터페시아의 형태는 완전히 동일하지만 ‘컬러’를 통해 더욱 대담하고 화려한 이미지를 연출한 모습이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디스플레이 패널 기반의 계기판과 스티어링 휠, 세로로 길게 자리한 디스플레이 패널로 구현되는 우수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또한 만족스럽다. 기존의 S90들에 비해 특별한 기능이 담겨 있는 건 아니지만 그 자체적으로 고급스러운 모습이다.
볼보 S90 엑셀런스의 실내 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사운드 시스템’에 있다. 입체적인 표현 능력을 자랑하는 바워스&윌킨스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돼 있어 어떤 상황에도 풍부하고 매력적인 사운드를 보장한다.
실내 공간에 대한 배려 또한 준수하다. 실내 공간의 구성이 다소 용이한 전륜구동을 기반으로 한 만큼 1열 공간은 충분히 만족스럽고 여유로운 레그룸 및 헤드룸을 제공한다. 여기에 인체공학적으로 구성된 시트는 마사기 기능은 물론이고 고급스러운 가죽 소재로 탑승자의 만족감을 높이는 모습이다.
볼보 S90 엑셀런스의 가장 큰 가치는 바로 2열 공간에서 드러난다.
3,060mm까지 늘어난 긴 휠베이스 덕에 넉넉한 레그룸을 갖춘 것은 물론이고 4인승 모델로 개발된 만큼 탑승자의 만족감을 높이는 풀 사이즈의 독립 시트를 마련한 점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마사지 기능은 물론이고 냉장고와 보틀 및 컵 홀더, 자그마한 테이블까지 갖춰진 점은 ‘엑셀런스’의 존재 가치를 드러낸다.
아쉬운 점은 적재 공간이다. 기본 사양이라 할 수 있는 S90이 500L에 이르는 공간을 제공하는 편이지만 볼보 S90 엑셀런스는 다양한 기능을 새롭게 추가하면서 적재 공간의 활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트렁크를 열어보면 다양한 구조물들이 적재 공간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기술로 빚어낸 파워트레인
볼보 S90 엑셀런스의 보닛 아래에는 볼보가 자랑하는 트윈엔진 시스템이 자리한다. 최고 출력 318마력과 40.8kg.m의 토크를 내는 2.0L T6 가솔린 엔진과 각각 87마력과 24.5kg.m의 토크를 내는 전기모터가 힘을 더해 시스템 합산 405마력의 걸출한 출력을 자랑한다.
여기에 8단 기어트로닉 자동 변속기와 AWD 시스템이 더해졌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볼보 S90 엑셀런스는 정지 상태에서 단 4.9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는 건 물론이고 리터당 10.8km/L의 복합 연비를 확보했다(도심: 9.9km/L 고속: 12.1km/L). 참고로 EV 모드로는 2.9km/kWh의 복합 전비 및 1회 충전 시 약 28km의 주행 거리를 보장한다.
볼보에 더해진 가치를 누리다
볼보 S90 엑셀런스와의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기면 곧바로 한층 화려해진 볼보 S90 엑셀런스 고유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컬러의 변화는 물론이고 한층 길고 넓어진 공간 덕에 플래그십 세단의 존재감을 명확히 드러낸다. 여기에 기술을 담아낸 T8 파워트레인을 통해 드라이빙의 기대감을 높인다.
전기모터가 탑재돼 있는 차량인 만큼 볼보 S90 엑셀런스는 시동 직후 가솔린 엔진의 진동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전기모터의 존재감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편이라 ‘정숙성’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크리스털로 다듬어진 기어 시프트 레버를 당겨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확실히 한층 강력하고 우수한 힘을 느낄 수 있다. 덕분에 2.2톤에 육박하는 차체를 이끄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특히 가속력과 추월 가속 상황에서 느껴지는 성능의 만족감은 운전자의 미소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다만 주행 상황에서의 질감은 아쉬움이 있다. 전기모터의 소음도 소음이지만 T6 가솔린 엔진 역시 다소 거칠기 때문이다. 실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을 때에 페달과 스티어링 휠, 그리고 귀를 통해 전해지는 소음은 조금이라도 억제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엔진과 합을 이루는 변속기와 출력 배분 등을 담당하는 AWD 시스템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없다. 변속기가 조금 너그럽고 반 템포 여유로운 편이지만 플래그십 세단으로서는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다만 조작의 즐거움을 위해 패들시프트를 추가했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서는 볼보 S90 엑셀런스의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기본적인 움직임에 있어서는 여느 S90들과 비교하더라도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실제 스티어링 휠 조작과 조향 이후 차량의 전달하는 피드백 등은 볼보 고유의 기계적인 느낌이다.
덧붙여 노면에 대한 대응 역시 마찬가지다. 덕분에 개인적으로는 한층 만족스러웠고, 주행을 하는 내내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다.
다만 주행을 마친 이후에는 의구심이 들었다. 볼보 S90 엑셀런스라는 타이틀이라고 한다면 조금 더 부드럽고 여유로울 필요가 있었을 텐데 그러한 변화 없이 기존의 S90이 갖고 있는, 기계적으로 맞물리는 듯한 느낌이 주행 내내 전해졌다.
조금이라도 부드럽게, 그리고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조금 더 눌러줄 수 있다면 플래그십 세단을 위한 완벽한 변화라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내심 아쉽고 또 아쉬움이 남았다.
덧붙여 주행을 하는 내내 2.2톤에 육박하는 차량의 무게감이 곳곳에서 느껴진다는 점도 거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단점으로 지목하긴 어렵겠지만 주행 상황에서 이러한 무게감을 조금 덜어낼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점: 볼보의 빈자리를 메꾸는 ‘플래그십 세단’의 등장
아쉬운 점: 플래그십 세단으로 아쉬운 몇몇의 모습들
2% 아쉬운 플래그십 세단, 볼보 S90 엑셀런스
볼보 S90 엑셀런스는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으로서는 꽤나 매력적인 존재일 것이다. 하지만 플래그십 세단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앞에 주어진 선택지가 상당히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 경쟁자들을 누르기에는 차량의 매력, 가격적인 경쟁력에 약간의 물음표가 남는 것 같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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