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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랭스트로스의 벌통(12.25)

입력
2019.12.25 04:4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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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미국 양봉가 랭스트로스의 개량 벌통이 현대 양봉 시대를 열었다. invent.org
19세기 미국 양봉가 랭스트로스의 개량 벌통이 현대 양봉 시대를 열었다. invent.org

미국 ABC방송은 지난 7월, 2018년 4월부터 1년 사이 미국 양봉 벌의 40.7%가 감소했다는 한 연구기관의 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최근 15년 사이 꿀벌 군집 멸절 사태가 급격히 진행 중이며 지역에 따라 90% 이상 사라진 곳도 있다고 밝혔다. 꿀벌이 농작물 생산에 기여하는 가치는 미국에서만 연간 200억 달러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2017년 3월 로이터통신은 4,000여 종의 북미 토종 꿀벌 종 가운데 이미 700종 이상이 멸종했다는 ‘종다양성센터’ 보고서를 소개했다. 앞서 2017년 1월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보호국(FWS)은 가장 대표적인 꿀벌 종의 하나인 호박벌(bumble bee)을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했다.

‘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수년 내 멸종할 것’이라는 아인슈타인의 경고는 누군가 지어낸 말일 것이다. 하지만 금세기 들어 꿀벌을 포함한 곤충 개체 수를 비롯, 포유류와 조류, 파충류 멸종 추세도 빨라지고 있어, 지구에 다세포 생물이 나타난 이래 6번째의 대멸종 사태가 도래한 것일지 모른다는 경고는 있다. 대멸종까지는 아니어도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는 식량위기 등 엄청나고도 직접적인 농업 파동에 직면하리란 사실은 분명하다.

벌의 위기는 살충제와 바이러스 전염병,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와 전자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알려져 있다. 신경자극성 살충제와 바이러스가 직접적인 원인이라면 기후ㆍ환경 파괴는 장기적, 구조적 문제다. 인류는 꿀벌이 사라져 멸종할 수도 있겠지만, 꿀벌조차 살 수 없는 환경 때문에 멸종할지도 모른다.

‘랭스트로스 벌통(Langstroth Hive)’이란 오늘날 양봉의 표준 벌통, 즉 층층이 쌓을 수 있고, 세로로 벌집을 배치해 파일처럼 훼손하지 않고 꿀을 채집할 수 있도록 개량된 벌통을 일컫는 용어다. 19세기 미국의 성직자 겸 양봉가 로렌조 로레인 랭스트로스(Lorenzo Lorraine Langstoth, 1810.12.25~1895.10.6)가 당시 유럽형 벌통과 벌집 구조를 개량해 1852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특허를 획득했다. 그의 벌통 덕에 분봉도 자유로워져 본격적인 양봉시대가 열렸다. 특허와 무관하게 그는 이듬해 ‘벌통과 꿀벌(The Hive and Honey-Bee)’이라는 책을 출간, 누구나 자신의 벌통 디자인을 따라 제작할 수 있게 했다. 최윤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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