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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재계 8위까지 갔던 한진… 조원태 “경영권 독식 욕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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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재계 8위까지 갔던 한진… 조원태 “경영권 독식 욕심 없다”

입력
2019.12.24 01:3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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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훈 창업주의 ‘수송보국(輸送報國)’ 유훈에 따라 육ㆍ해ㆍ공에서 물류ㆍ수송 사업을 전문으로 내세웠던 한진그룹은 한때 재계 8위까지 올랐다. 1945년 11월 조중훈 전 회장이 트럭 1대를 갖고 경기 인천부에 한진상사를 세운 게 전신이다. ‘한민족의 전진’의 약자에서 따온 그룹명처럼 회사는 이후 비약적으로 사세를 키웠다. 1956년 주한미군 군수물자 수송계약을 따냈고, 1967년에는 대진해운을 세워 해운업에 진출했다. 1969년에는 국영기업 대한항공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2002년 선대 회장 사망 이후 공개된 유언장에 따라 장남인 조양호 회장은 한진그룹과 함께 대한항공을 넘겨 받았다. 한진중공업은 차남 조남호 회장, 한진해운은 3남 조수호 회장, 메리츠금융은 4남 조정호 회장이 각각 맡게 됐다. 하지만 조남호 회장과 조정호 회장은 2005년 선대 회장의 유언장을 조작했다며 장남인 조양호 회장을 상대로 지주사인 정석기업의 주식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 형제 간의 갈등이 계속됐고 사세도 기울기 시작했다.

세계 4위까지 올랐던 국내 1위 해운사 한진해운은 2017년 파산했다. 지난 3월 열린 제12시 정기주주총회에서 부실 책임을 들어 사내이사 후보 재추천을 받지 못한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은 그룹 핵심계열사인 한진중공업 경영권을 잃었다. 앞서 2014년엔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조양호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구설수에 올랐고, 지난해엔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현재 한진그룹은 재계 14위다.

조양호 회장이 지난 4월 별세한 이후에는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와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 고 조양호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우호지분 확보가 가장 중요한데 쉽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델타항공이 경영권 방어와 관련해 우호 지분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들어온 걸로 알고 있다”면서도 “(주주총회가 있는) 3월이 되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이 자리에서 조양호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 등을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 회장 3남매가 법정 상속 비율인 1.5대 1대 1대 1의 비율로 나눠 상속한 것에 대해선 “가족 간 협력을 안 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든 것”이라면서 “제가 독식하고자 하는 욕심도 없다”고 전한 바 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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