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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매체, 文대통령 겨냥 “북미 중재자라며 주제넘게 설쳐 대” 독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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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매체, 文대통령 겨냥 “북미 중재자라며 주제넘게 설쳐 대” 독설

입력
2019.12.23 20: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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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북제재 완화 등 성과 없자 남측에 강한 불만 표출한 듯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가 23일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더 이상 북미 협상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지 말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푼수 없는 처사는 망신만 자초하기 마련’이란 제목의 글에서 “남조선 당국이 또 다시 조미(북미) 사이의 중재자로 나서보려고 주제 넘게 설쳐대고 있다”며 “그야말로 세인의 조소를 자아내는 푼수매련없는(형편없는)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대상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실제 매체는 “남조선 당국자가 서울을 행각한 미 국무성 대조선정책특별대표를 만나 이른바 중재방안을 놓고 쑥덕공론을 벌리였으며 청와대 관계자들은 저들에게 그 무슨 툭 불거진 중재 방안이나 있는 듯이 희떱게 놀아댔다”고 했다. 앞서 16일 청와대에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을 만난 문 대통령을 ‘남조선 당국자’로 표현하며 비판한 것이다.

이어 “남조선 당국자가 지난해부터 조미 사이의 그 무슨 중재자, 촉진자 역할을 운운하며 분주다사한 움직임을 보이다가 무능만을 드러낸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중재자 역할은 고사하고 저들이 미국에 얼마나 꽉 쥐여져있는가, 미국의 꼭두각시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서만 입증하는 꼴이 됐다”고 주장했다. 미국을 설득해 대북제재 완화를 이끌어내지도, 남북 관계의 독자적 공간을 창출해내지도 못한 문 대통령에 대한 강한 불만이 읽힌다.

사실 북한이 대남 및 대외 선전매체를 동원해 문 대통령에게 막말을 쏟아낸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앞서 비건 부장관 방한 직전인 15일 대외용 라디오 평양방송은 문 대통령을 ‘당국자’로 호명하며 “조선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구걸하는 멍텅구리 짓만 일삼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문 대통령이 8ㆍ15 경축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삶은 소대가리도 양천대소(仰天大笑ㆍ하늘을 보고 크게 웃다)할 노릇”이라고 조롱한 바 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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