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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한중 멀어질 수 없다” 시진핑 “우리는 친구”… 6번째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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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한중 멀어질 수 없다” 시진핑 “우리는 친구”… 6번째 정상회담

입력
2019.12.23 18:41
수정
2019.12.24 01:4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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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서 55분 회담… 文대통령, 내년 초 시진핑 서울 초청

文 동아시아철도공동체 제안에 리커창 “中 함께 구상 용의”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베이징=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베이징=청와대사진기자단

제8차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중국의 지지와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을 시 주석의 방한을 거듭 초청해 한중관계 회복 의지도 분명히 했다. 또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로 제안한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에 대해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중국도 함께 구상할 용의가 있다”고 처음으로 답해 철도를 대북제재의 우회 돌파구로 삼으려는 메시지란 분석이 나왔다.

이날 오전 출국한 문 대통령은 3국 정상회의가 열리는 쓰촨(四川)성 청두(成都)로 향하기에 앞서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만났다. 양국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 취임 후 6번째로, 두 정상이 마주 앉은 건 지난 6월 일본 오사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잠시 서로 섭섭할 수는 있다”는 말로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로 촉발된 한중 갈등을 에둘러 언급했다. 이어 시 주석은 “(사드 문제가) 타당하게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기존 입장과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두 정상은 한중 관계가 발전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줄곧 긴밀하게 협력해온 친구이자 파트너”라며 “문 대통령님과 함께 양자 관계가 새롭고 높은 수준에 오르도록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실시한 한한령(限韩令ㆍ한류 금지령)의 해제가 회담에서 직접 언급되진 않았지만, 두 정상은 양국간 교류ㆍ협력을 확대해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내년 가까운 시일 내에 주석님을 서울에서 다시 뵙게 되길 기대한다”고 초청 의사를 직접 전했다. 청와대는 내년 초 시 주석 방한을 통해 한중 관계의 완전한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북한 비핵화 문제도 의제로 올랐다.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가 중단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최근 상황은 우리 양국은 물론 북한에도 결코 이롭지 않다”며 “모처럼 얻은 기회가 결실로 이어지도록 더욱 긴밀히 협력해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중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당부의 말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한반도의 긴장 상황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중ㆍ한은 북·미가 대화의 모멘텀(동력)을 이어나가게 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중국이 최근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청두에서 열린 리 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서 중국이 ‘동아시아철도공동체’ 비전을 함께 실현하는 동반자가 돼주길 당부했다. 남북 철도ㆍ도로 연결은 중러의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에도 포함된 내용이다. 리 총리는 즉각 “중국도 함께 구상할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현재 한반도의 안보 상황이 엄중한 가운데, 다양한 국제적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초 약 30분간 진행될 예정이었던 이날 회담은 55분 동안 이어졌다. 두 정상은 회담 종료 후 1시간 가량 업무 오찬을 가졌다. 오찬 이후 문 대통령은 청두로 이동해 리 총리와 양자회담을 하고 만찬을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좋은 비는 때를 안다’는 두보의 시를 인용하며 “오늘 만남이 한중 양국의 새로운 관계 발전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4일에는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한다.

베이징=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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