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정치ㆍ사회적 혼란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 사태 해결을 위한 남미 국가 협의체인 ‘리마 그룹’에 볼리비아가 새로 합류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볼리비아 외교부는 22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해 “볼리비아는 베네수엘라 위기에 대한 평화적이고 민주적이며 헌법에 부합하는 해법을 찾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리마 그룹 가입 사실을 발표했다. 리마 그룹의 주요 구성국은 페루와 아르헨티나, 브라질, 캐나다, 콜롬비아 등으로 주로 우익 정치세력이 득세하고 있는 국가들이다.
볼리비아의 리마 그룹 합류는 볼리비아 전역을 휩쓴 반정부 시위로 원주민 출신 좌파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이 사임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모랄레스 정부 시절 볼리비아는 리마 그룹의 행보와 선을 긋고 마두로 정권의 입장에 동의하면서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의 임시 대통령 선포를 인정하지 않아 왔다. 리마 그룹 대부분 국가들이 과이도 의장을 대통령으로 인정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하지만 11월 모랄레스 대통령이 사임하면서 전면적 외교정책 수정이 잇따랐다. 볼리비아를 장악한 우파 임시 정부의 헤아니네 아녜스 임시 대통령은 과이도 의장을 볼리비아 지도자로 인정하면서 마두로 정권 출신 볼리비아 주재 베네수엘라 외교관들을 추방했다. 당시 카렌 롱가리치 볼리비아 임시 외교장관은 최소 9명의 베네수엘라인이 시위 선동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리마그룹 간사 역할을 하는 구스타보 메사콰드라 페루 외교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볼리비아의 합류를 환영했다. 메사콰드라 장관은 “리마그룹은 베네수엘라 위기에 평화롭고, 민주적이고, 헌법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볼리비아의 합류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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