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블랙 아이스(도로 표면에 생기는 얇은 빙판)’ 등 겨울철 도로 교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자동염수분사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출퇴근 시간 광역급행(M)버스 노선에도 2층 전기버스를 투입한다.
국토교통부는 23일 내년 예산과 기금을 올해(43조2,000억원)보다 16% 늘어난 50조1,000억원으로 확정하고 세부 집행계획을 공개했다. 눈에 띄는 것은 도로ㆍ철도 등의 사고 예방과 안전 강화 분야 예산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도로 포장보수 등 유지보수 사업 예산은 올해 5,916억원에서 내년 6,262억원으로 346억원 증액됐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일반국도 도로포장 1,800㎞를 보수하고, 지난 14일 연쇄추돌사고를 일으킨 상주~영천 고속도로의 블랙아이스나 겨울철 적설ㆍ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 취약 구간인 고갯길, 교량, 또는 터널 입출구 등에 자동으로 제설용 염수를 뿌리는 염수분사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버스 관련 예산도 609억원이 신규 편성돼 서비스 품질을 높인다. 특히 교통수요가 집중되는 출퇴근 시간 M버스 노선에 2층 전기버스를 투입한다. 수도권 도심의 주요 교통 혼잡지역 정류장 대기 시간을 줄이고 미세먼지 감소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터널 내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후속 차량의 2차 사고를 방지하는 터널 원격제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370억원이 신규 투입 되고, 지진 등에 대비한 도로 주변 산사태 감지시설 설치 예산도 15억원에서 30억원으로 2배 늘어난다.
철도 분야에도 올해보다 4,392억원 늘어난 1조2,000억원을 투자해 노후 시설물을 개량하고, 이용객 편의 증진을 위한 생활편의형 시설개선도 병행할 계획이다. 수도권 주요 지역 이동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는 광역급행철도(GTX) 사업과 신안산선 등 광역ㆍ도시철도사업 예산도 올해보다 2,694억원 증액된 9,211억원이 투자된다.
GTX-A는 내년 본격적인 공사를 위해 건설보조금 등에 1,400억원이 투자되고, GTX-C는 계획 수립에 10억원이 신규 투입된다. 신안산선(958억원), 별내선(1,200억원), 진접선(1,100억원), 서울7호선 청라연장(220억원), 광주도시철도 2호선(830억원) 등 광역·도시철도 사업에도 국비가 투입돼 보상과 건설 등이 본격 추진된다.
주거복지 분야에서는 신혼부부의 눈높이를 고려해 행복주택의 평형이 확대된다. 신혼부부에게 인기가 높은 행복주택의 가구별 면적을 평균 51.6㎡(15.6평)에서 57.9㎡(17.5평)로 넓히고, 매입 임대주택은 지원단가를 높여 도심 내 양질의 주택을 매입한 후 저렴하게 임대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은 관계기관 협의 등을 통해 상반기 중 60.5%를 신속히 집행해 체감도를 높이고 경제활력에도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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