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을배추 생산량이 전년의 4분의 3 수준으로 줄어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다. 수개월 간 이어진 가격 약세로 배추 재배면적이 줄어든 틈에 가을 태풍이 연달아 한반도를 강타하면서다. 가을무도 10% 넘게 생산이 감소해 김장철 물가 상승에 기여했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가을배추ㆍ무, 콩, 사과, 배 생산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생산량은 105만9,925톤으로 전년 대비 24.5% 감소했다. 통계청에서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1980년 이후 39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이 같은 생산량 감소는 정식기(온상에서 기른 모종을 밭에 내어다 심는 기간)에 해당하는 9월에 태풍 링링, 타파, 미탁이 연달아 들이닥친 것은 물론, 평소보다 비가 많이 내렸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9월 강우량은 211.2㎜로 지난해 같은 달(136.5㎜)보다 월등히 많았다. 태풍과 일조량 부족이 겹치면서 10아르(a)당 생산량은 9,664㎏으로 8.4% 감소했다.
올해 가을 전까지 계속된 배추 가격 약세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배추 1㎏의 도매가는 491원으로, △2017년 805원 △2018년 720원에 비해 크게 낮았다. 이에 배추 재배면적은 1만968헥타아르(㏊)로 전년 대비 17.6% 줄었다. 배추 값이 낮아 재배면적을 줄였는데, 여기에 태풍마저 들이닥치면서 면적당 생산량도 함께 감소한 것이다.
올해 가을무 생산량도 전년 대비 13.3% 줄어든 40만4,804톤으로 집계됐다. 재배면적이 5,344㏊로 1년 사이 12.3% 줄었고, 10a당 생산량이 7,575㎏으로 1.1% 감소했다.
이 같은 배추와 무의 생산량 감소는 김장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0월 올해 4인 가구 김장비용이 지난해보다 10% 오른 약 30만원으로 추정했다. 지난달에는 배추와 무의 가격이 56.6%, 67.4%씩 올라 소비자물가가 소폭 반등하기도 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