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한전과 1,000억원대 케이블 공급 계약 체결
충남 서해안의 발전소와 경기 평택시 공단 사이 35㎞를 잇는 LS전선의 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이 설치된다. 전 세계 HVDC 케이블 중 세계 최대 송전량을 자랑한다.
LS전선은 한국전력과 수도권 공단 지역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사업으로 1,086억원 규모의 HVDC 케이블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에 LS전선이 설치하는 HVDC 선로 하나가 전송하는 전력량은 원전 3기의 발전량과 같은 3기가와트(GW)다. 이는 HVDC 케이블 중 세계 최대에 해당하며, 기존 기술인 고압교류송전(HVAC) 케이블과 비교해도 4.5배 많은 양이다.
전기가 사용된 100여 년 동안 전 세계 전력망의 대부분은 교류로 구성돼 왔다. 하지만 최근 교류보다 직류가 송전 손실이 적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장거리 송전망을 중심으로 HVDC가 빠르게 적용되는 추세다. 전자파가 없고 변전소, 송전탑의 크기와 수를 줄일 수 있어 친환경 흐름에 걸맞다는 점도 주목 받고 있다.
특히 국가와 대륙 사이 전력망을 잇는 사업이 늘고 있고 해상 풍력을 비롯한 태양광, 연료전지 등 다양한 직류 에너지원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HVDC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유럽처럼 대륙 전체의 전력망을 연결하거나 중국, 인도, 브라질과 같이 면적이 큰 국가의 장거리 송전, 유럽 해상풍력발전단지와 아프리카 사하라 태양광발전단지 등 신재생 에너지 단지 연결 사업 증가도 HVDC 시장 확대에 호재다.
국내 HVDC 사업의 경우 1997년 해남과 제주 사이에 도입된 해저케이블이 첫 번째 사례다. 당시에는 국내에 케이블 기술이 개발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프랑스의 넥상스가 케이블을 공급했다. 이후 LS전선이 국산화에 성공하며 2차(2012년 진도~제주)부터 3ㆍ4차(2020년ㆍ2022년 충남 북당진~경기 평택시 고덕 1차ㆍ2차) 사업은 모두 LS전선이 수주했다.
명노현 LS전선 대표는 “한전의 에너지 효율화 사업에 힘입어 우리나라가 HVDC와 초전도 케이블 등 차세대 전력 사업을 선도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이룬 기술 자립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HVDC 케이블 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LS전선을 비롯해 유럽과 일본 등 5개 기업에 불과하다. 상용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기술력과 시공 능력을 모두 갖춘 업체가 많지 않다는 게 LS전선의 설명이다. LS전선은 2012년 기술 상용화에 성공 후 2018년 세계 최초 공인 인증, 최대 송전 용량의 선로 공급 계약 체결 등의 성과를 올렸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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