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2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3시간 이상 주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중앙TV 등 북한 관영매체가 보도한 사진 및 영상 캡처 이미지에 등장하는 시계를 분석한 결과 이날 회의는 9시30분경 시작해 12시 20분이 지나도록 김 위원장의 교시가 이어졌고, 종료 시간은 확인되지 않는다. 북한이 언급한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해 국제사회의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북한 군부 책임자 회의가 장시간 이어진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3차 확대회의 사진과 함께 “자위적 국방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문제가 장시간 논의됐다”고 전했다. 회의 장소는 올해 초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발표한 노동당 본관으로 추정되는데, 김 위원장 뒤편엔 대형 거울과 함께 탁자형 아날로그 시계가 놓여 있다.
이날 회의 장면을 담은 총 20여 장의 사진 및 영상 캡처 이미지를 살펴 보면 회의를 시작하며 박수를 치는 김 위원장 뒤편의 시계가 9시 35분을 가리키고 있다. 그 후 시계 바늘이 10시 10분, 20분, 12시 5분을 지나 12시 22분을 가리키는 동안 결연한 표정과 거침없는 제스처를 동원한 김 위원장의 교시는 계속된다. 무려 3시간 가량 이어진 회의 시간 내내 참석자들은 미동조차 하지 않고 김 위원장의 교시를 받아 적었다.
2019년을 보내고 새해를 맞는 지금 김 위원장의 시간은 다른 의미에서 주목을 받는다. 당 중앙군사위원회를 비롯해 노동당 전원회의와 신년사, 그 이전에 공개될 ‘크리스마스 선물’ 등 한반도 안보 지형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 시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과 같은 도발이 김 위원장의 시계를 2017년 이전으로 되돌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의 시계가 미래를 향할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