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팟 프로 등 고가 경품…당첨자, 총여학생회장 지인
총여학생회장 “사사로운 감정 섞이지 않았다”
명지대 자연캠퍼스의 총여학생회가 최근 진행한 경품 이벤트의 당첨자가 총여학생회장단의 지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총여학생회장이 직접 해명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문제의 이벤트는 총여학생회가 17일 종강을 맞이해 마련한 경품 추첨이었다. 총여학생회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2019년·2020년 계획 또는 2019년의 행복했던 기억 중 한 개를 적어 보내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증정하겠다고 공지 글을 올렸다. 경품은 에어팟 프로, 에어팟 2세대, 노스페이스 패딩 등 수 십 만원대 제품들이었다.
논란은 총여학생회가 18일 페이스북에서 이벤트 당첨자를 공개하면서 일기 시작됐다. 페이스북에 당첨자 실명이 공개됐는데, 1ㆍ2등 경품 당첨자가 학생회장의 지인이자 한 단과대 부학생회장, 학생회장이었기 때문이다. 그 외 또 다른 당첨자도 총여학생회 부회장의 지인이라는 주장까지 확산됐다.
명지대 익명 커뮤니티와 총여학생회 페이스북 댓글 등에는 학생들의 비판 글이 이어졌고, 총여학생회 측에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횡령’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총여학생회장 김모씨는 19일 ‘명지대 대나무숲’ 한 게시물에 댓글을 달아 1ㆍ2등 경품 당첨자와 친분이 있는 사실을 밝히며 해명에 나섰다. 총여학생회장은 “당첨된 학우들과 저와 사적인 친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사로운 감정이 섞이지 않았음을 명백히 밝힌다”며 “사사로운 감정이 섞여 친한 학우들을 뽑았으면 저 스스로도 떳떳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당첨자를 발표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밝혔다.
또 “저 스스로도 학우들께 논란이 될까 걱정했지만 같은 학과이고, 저와 친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벤트 참여에서 제외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사연을 보고 다음과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학우들께 오해의 소지를 만든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20일 총여학생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당첨자분들과 행사와 관련해 개인적으로 연락한 사실이 없고, 당첨 후 개별적으로 당첨 사실을 말한 적 또한 없다”며 “제가 정말 잘못된 방법으로 이득을 취하려고 했다면 당첨자 분들을 사실대로 올리지 않았을 거다. 학생회비로 이득을 취할 생각도 없었고, 이 행사로 제가 얻는 이득도 없다”고 해명했다. 또 논란이 되는 경품들은 당첨자 의견에 따라 전부 환불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총여학생회 측의 해명에도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오히려 해명 과정에서 짧은 사연은 추첨에서 제외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마저도 비판을 받는 상황이다. 명지대 대나무숲에는 “과정이 공평하려면 적어도 응모한 전 사람한테 글이 짧으면 추첨에서 제외될 수 있으니 참고하라고 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 “총여학생회장, 부회장은 자리 사퇴해야 한다”, “해명문 재밌다. 해명문 때문에 이미지가 더 추락하고 있다” 등 성토 글이 이어졌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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