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새벽 시간대 광주서 발생한 모텔 화재 당시 긴박했던 상황에서 문을 ‘쾅쾅’ 두드리며 투숙객을 깨워 대피할 수 있게 도왔다는 숨은 의인은 화재 진압과 구조에 나선 소방관으로 확인됐다.
23일 광주 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현장에서 잠든 투숙객을 깨우려 위험을 무릅쓴 의로운 시민의 활약은 보이지 않았다. 사고 당시 부상을 입은 한 투숙객은 모텔 복도에서 누군가 문을 두들겨 잠에서 깼다고 증언했다.
CCTV 영상에서 화재 사실을 최초로 인지한 사람은 편의점에 물건을 사러 나온 4층 투숙객이었다. 이 투숙객으로부터 소식을 전해들은 모텔 주인이 불이 시작된 3층을 직접 확인하고 119상황실에 신고 전화를 걸었다.
신고 접수 3분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관들이 방문을 두드려 화재 비상벨을 듣지 못하고 깊은 잠을 자던 투숙객을 깨웠다. ‘쿵쿵’ 소리를 들은 투숙객은 검은 연기가 가득 찬 건물을 스스로 빠져 나오거나 소방관 도움으로 탈출했다.
긴급 대피한 투숙객 사이에서 위기를 알린 숨은 의인이 있는 것 같다는 증언이 나오자 경찰도 투숙객 구조와 대피 경위를 확인했으나 구조 작업을 벌이던 소방관 외에 특별한 동향은 없었다.
전날 오전 5시45분쯤 광주 북구 두암동 5층 규모 모텔 3층 객실에서 투숙객 김모(39)씨가 불을 내 투숙객 2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일부 환자는 의식이 없는 등 생명이 위중한 상태다. 경찰은 현주건조물 방화치사상 혐의로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광주=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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