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댓글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적 부작용에 대한 책임으로 지난 10월 연예뉴스 댓글을 잠정 폐지한 데 이어, ‘인물 연관 검색어’와 ‘실시간 이슈 검색어’도 폐지하기로 했다.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여민수ㆍ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카카오 측은 설명했다.
카카오는 포털 다음(Daum)과 카카오톡 샵(#)탭에서 제공하고 있는 인물에 대한 관련 검색어 서비스를 23일부터 폐지하고, ‘서제스트(검색어 자동완성 추천)’ 기능을 개편하기로 했다. 실시간 이슈 검색어는 내년 2월 중 폐지하고, 이를 대체할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 동안 관련 검색어와 서제스트는 이용자들에게 검색 편의성을 높여주기 위해 제공돼 온 기능이다. 검색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이 기능이 특정 인물과 결합되자 개인의 인격이나 사생활 침해, 명예 훼손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거나 알고 싶어하는 단어에 이미 해소된 의혹이거나 사실이 아닌 정보, 공개하고 싶지 않은 사생활 같은 내용이 함께 검색돼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번 개편에 따라 23일부터는 다음과 카카오톡에서 인물을 검색하면 관련 검색어를 제외한 공식 프로필이나 정보성 키워드만 나오게 된다. 카카오 측은 관련 검색어와 서제스트가 이용자들의 반복적인 검색을 유도해 자체 재생산되면서 개인에 대한 ‘잊힐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용자가 불쾌함을 느끼게 되거나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정보가 노출되기도 하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데 소재로 쓰일 수 있다는 지적도 받아들였다.
카카오가 10월부터 단행하고 있는 뉴스 및 검색 서비스 개편 작업의 다음 단계는 실시간 이슈 검색어 폐지다. 이 또한 기존 목적과 다르게 악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영향을 미쳤다.
두 공동대표는 “실시간 이슈 검색어는 이용자들의 자연스러운 관심과 사회에서 발생하는 현상의 결과를 보여주는 곳이어야 하는데, 최근 들어 ‘결과의 반영’이 아닌 ‘현상의 시작점’이 돼버렸다”며 “현재의 서비스를 종료하고 본연의 취지와 순기능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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