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넘게 민주화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홍콩에서 22일(현지시간) 중국 신장(新疆)자치구의 위구르족 주민을 지지하는 첫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22일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00여명의 홍콩 시민들이 도심 에딘버그 광장에 모여 ‘위구르족 해방’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지지 집회를 벌였다. 지난 6월 홍콩에서 민주화 시위가 시작된 이후 그간 일부 시민들이 위구르족 지지 의사를 표명하기는 했지만, 이들을 위한 별도의 대규모 집회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위구르족을 상징하는 깃발을 든 집회 참가자들은 중국 북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인권 탄압 사례를 들며 함께 분노했다. 또 홍콩에서도 비슷한 일이 되풀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확성기를 들고 구호 제창을 주도하던 한 시민은 “우리처럼 중국 공산당에 분노하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이들을 잊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AFP는 전했다.
이날 집회는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시위 말미 한 무리의 참가자들이 인근 공공기관에 걸린 중국 국기 오성홍기를 끌어내리고 불태우려 하면서 순식간에 분위기가 반전됐다. 진압에 나선 경찰들은 최루액 스프레이를 뿌렸고 시위대는 벽돌과 유리병 등을 던지며 맞섰다. 한 경찰은 품에서 권총을 꺼내 시위대를 겨누기도 했지만 실제 발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