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장률 전망치 2%대 초반

해외 주요 경제 전망기관이나 투자은행(IB)들은 한국 경제가 내년에도 2% 초반 성장에 머물 거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우리 정부의 재정건전성에 대해서만큼은 높은 점수를 매기며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경제전문 매체 블룸버그가 주요 투자은행, 신용평가사로부터 집계한 한국 성장률 평균 전망치는 올해 1.9%, 내년 2.2%다. 정부가 지난 19일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올해 2.0%, 내년 2.4%)에 비해 낮은 수치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내년 한국 성장률을 정부 목표치보다 낮은 2.2%, 2.3%로 각각 전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경우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이 올해 1.9%, 내년 2.1% 성장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숀 로치 S&P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한국 경기가 바닥을 쳤지만 성장세는 급격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큰 환경 속에 투자가 위축되고 물가상승률도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 기관은 한국 경제의 최대 장점 중 하나로 재정건전성을 꼽는 데에 이견이 없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올해 국가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종합 순위는 13위인데 이 중 거시경제 안정성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IMF, OECD 등 주요 국제기구들은 우리 경제가 돌파구를 찾으려면 재정건전성을 바탕으로 확장재정 정책을 구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OECD는 지난달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우리 정부의 올해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내년도 재정 확장 정책을 언급하며 “재정 상황이 건전하고 채무 비율이 낮은 만큼 정부가 복지 지출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적절한 선택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앞서 지난 3월 우리 정부와의 연례 협의를 위해 한국을 찾은 타르한 페이지오글루 IMF 미션단장도 “한국 경제의 견조한 펀더멘털은 정부의 신중한 거시경제 관리에 따른 결과”라며 “장기 포용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중기적으로 확장적인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