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두고 충돌한 미국 의회가 가까스로 2020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도 연말 연휴를 위해 플로리다주로 이동하는 비행기 안에서 예산안에 서명했다. 2019년 예산안 통과 지연으로 일어났던 대규모 연방정부 일시중단(셧다운) 사태는 내년에는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내년 9월 말까지 연방정부 운영에 필요한 1조4,000억달러(약 1,625조4,000억원) 규모의 예산안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주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말 연휴를 보내기 위해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로 가는 전용기 안에서 예산안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상원도 앞서 본회의를 열어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과 군인과 공무원 임금 인상, 선거 보안 보조금을 위한 연방기금 비용 등이 반영된 '2020회계연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연말 셧다운 가능성이 불거졌으나 이날 가까스로 절충안을 마련, 합의안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 문제와 대선 일정 등 정치적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새해 연두교서가 오는 2월4일 진행될 예정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의 헌법을 존중한다는 정신에서, 오는 2월 4일 상하원 합동회의 이전에 연두교서를 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펠로시 하원의장의 요청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됨에 따라 상원 탄핵심판을 앞두고 있다. 탄핵심판은 내년 1월부터 시작할 전망이지만, 연두교서 예정일 전까지 끝날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CNN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9년 1월 상원에서 탄핵심판이 열리는 상황에서도 연두교서를 한 전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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