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 측이 중국 지도부에 시위대의 핵심 요구를 수용하자는 건의를 했다가 거절당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 14∼17일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중국 지도부에 시위대의 요구 사항 중 하나인 ‘경찰 진압 과정을 조사할 독립된 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고 홍콩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독립 위원회 구성은 시위대의 핵심 요구사랑으로 홍콩 친중파 진영에서마저 정국 안정을 위해 이 요구만큼은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SCMP는 같은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지도부가 람 장관의 제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오히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람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단호하게 법을 집행하고 조국과 홍콩을 사랑하는 홍콩 경찰을 굳건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시위대에 대한 강경 대응 기조가 이어질 것을 예측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람 장관이 추진하는 ‘독립검토위원회’도 순탄한 진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람 장관은 시위대에 대한 유화책의 하나로 홍콩 시위의 근본적인 원인을 조사할 독립검토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홍콩 정부가 독립검토위의 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접근한 퇴직 고위 법관들은 모두 이를 고사하고 있어 인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앞서 람 장관도 16일 기자회견에서 독립검토위 인선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개별 인사나 단체들은 신상털이 등으로 모욕을 당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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