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홈페이지에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사용했다가 한국 팬들의 뭇매를 맞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이 결국 사과했다.
리버풀은 21일(한국시간) 공식 페이스북에 영어와 한국어로 된 사과문을 게재했다. 리버풀은 “어제 저희는 많은 분이 불쾌하다고 여기는 이미지를 온라인 채널에 올렸다”면서 “문제점을 발견한 즉시 바로 해당 이미지를 내리는 조치를 취했다”고 적었다. 이어 “저희가 올린 이미지로 인해 불쾌했을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했다.
리버풀은 20일 구단 홈페이지에 1981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인터콘티넨탈컵에서 리버풀의 활약상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의 예고 영상을 게재했다. 인터콘티넨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의 전신으로, 현재 리버풀은 이 대회 결승에 올라 있다.
문제는 이 영상 섬네일 이미지에 욱일기 이미지가 들어가 논란이 촉발됐다. 공교롭게도 리버풀은 해당 영상을 미나미노 다쿠미의 영입을 알리는 기사 바로 아래에 배치해 파장이 더 커졌다.
리버풀의 욱일기 사용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소속 선수인 나비 케이타(기니)가 욱일기 문신을 했다가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팬들의 항의에 케이타는 문신 위에 다른 문신을 덮어 논란은 사그라들었다. 당시엔 선수 개인의 불찰로 치부될 수 있었지만, 이번엔 구단 차원의 문제로 번지며 제대로 된 역사 인식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해외 구단들의 무분별한 욱일기 사용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8월엔 박지성과 이영표가 활약했던 네덜란드의 명문 PSV아인트호벤이 일본 선수 도안 리츠(21)의 영입 소식을 전하며 욱일기 문양의 그래픽을 사용했다가 10일 만에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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