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말은 이때 하는 것”
자유한국당이 ‘험지 출마 요구’에 불응하는 거물급 인사들을 내년 총선 공천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텃밭인 부산ㆍ경남(PK)지역 출마를 고수하는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17일 “당 대표급 지도자들은 전략적 거점지역(여당에 빼앗겼지만 승산 가능성 있는 지역구)에 출마해달라”고 권고했었다.
이 같은 방침은 20일 한국당 시도당위원장 간담회 이후 이어진 오찬에서 “당의 입장에 따르지 않을 경우, 공천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게 황교안 대표의 생각”이라는 박완수 사무총장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구체화됐다. 박 사무총장은 본보 통화에서 “참석한 시도당 위원장들이 (해당 인사들이)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길래 ‘공천에 불이익이 있지 않겠느냐’고 답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경남도당위원장이자 경남 산청ㆍ함양ㆍ거창ㆍ합천을 지역구로 둔 강석진 의원이 관심을 갖고 이 같은 질문을 했다고 한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이 지역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실제로 한국당 지도부는 총선기획단 발표를 전후로 거물급 인사들에게 수도권 특정 지역을 거론하며 출마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홍준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말은 이때 하는 것”이라며 “나는 공천에 목매어 말문 닫는 비겁한 부류가 아니다. 마음대로 해보라”고 불쾌해했다. 과거 서울 동대문을에서 출마했던 홍 전 대표는 고향(경남 밀양ㆍ의령ㆍ함안ㆍ창녕) 출마를 시사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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