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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北 도발 위협, 엄포 아니면 각본… 자발적 핵 포기 없을 것”

입력
2019.12.20 18:41
수정
2019.12.21 00:5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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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NPR 인터뷰… “북한이 말하는 건 전부 에누리해서 듣는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EPA 연합뉴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EPA 연합뉴스

북한이 ‘비핵화 협상 연말 시한’을 제시하며 도발 위협을 높이고 있는 데 대해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9일(현지시간) “엄포 내지 각본일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자발적으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미국의 대표적인 ‘슈퍼 매파’인 만큼, 북한이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하고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할 때에만 제재 해제와 체제 보장을 해 줘야 한다는 강경론을 재확인한 셈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미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비핵화 합의 가능성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의 자발적 핵 무기 포기를 믿지 않는다. 30년 이상 지켜 봤던 패턴”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최근 도발 위협 증대에 대한 질문에도 그는 “북한이 말하는 건 전부 에누리해서 듣는다”며 “일부는 북한의 엄포일 수 있다”고 답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또,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합의를 몹시 바란다고 본다”며 “인위적 시간 제약을 두면 더 좋은 합의를 가질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기다리면서 지켜봐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 모든 건 북한 각본의 일부”라며 “북한은 미국의 이전 3개 행정부를 성공적으로 속였고 똑같은 일을 하려고 계획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바라는 비핵화 협상 방식, 곧 ‘행동 대 행동’의 본질은 핵보유국이 되려는 나라로서의 이득을 보겠다는 것이라며 “핵 측면에서 최소한 양보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경제적 이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핵심 지점”이라고 못 박았다. 아울러 “시간은 거의 항상 (핵무기 등) 확산자의 편에 있다”면서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아무 것도 취하지 않는 건 좋은 신호가 아니라고 한 뒤, “시간이 길어질수록 (핵무기) 능력은 향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한과 이란을 “도달 가능한 핵무기를 추구하는 불량국가일 뿐만 아니라, 테러리즘을 지원하는 국가의 상징”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한편으로는 국민을 억압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 일부 완화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선 ‘북한이 대량살상무기와 핵, 생화학 무기를 개발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전격 경질을 당한 배경에 대북 정책 이견이 영향을 미쳤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적절한 때 말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하원으로부터 탄핵소추를 당한 게 미국 정부의 북한 대처력을 약화시킬지에 대해서도 “할 말은 많지만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말을 아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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