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에서 재판장과 검사들이 고성을 주고받는 볼썽사나운 소동이 벌어졌다.
서울중앙지법에서 19일 정 교수의 ‘표창장 위조 의혹 사건’ 네 번째 공판준비기일 재판이 시작되자 검찰은 이전 재판에서 공소장 변경 신청을 기각한 재판부에 이의를 제기하는 의견서를 설명하겠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장이 “필요 없다”고 제지하면서 충돌이 시작됐다. 검찰은 지난 공판에서 이의를 제기했는데도 재판부가 공판조서에 ‘(검찰이) 별 의견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기록한 점을 문제삼으려 했다. 이에 재판장이 조서에 검찰의 이의신청을 누락한 부분을 수정하겠다고 한 뒤 재판을 진행하려 하자 8명의 검사들이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하며 “의견 진술 기회를 왜 주지 않느냐” “전대미문의 재판” “편파적 진행”이라고 거칠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재판장은 검사들에게 고함을 치며 착석을 요구하고 이의 제기 검사들의 이름을 신경질적으로 묻기도 했다.
검찰은 편파적 재판 진행에 대한 정당한 의견 제시라는 입장이고, 법원은 판사의 고유한 ‘재판 지휘권’에 대한 도전이라고 맞서고 있다. 그러나 재판장과 검사들이 방청객 야유에도 아랑곳없이 10분 넘게 저잣거리 시비 같은 말싸움을 한 것은 법정 모독에 다름 아니다. 일반인 같았다면 감치(監置) 명령이 내려졌을 사안이다. 판사와 검사의 전례 없는 ‘고성 충돌’은 누적된 감정 싸움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하다. 공소장 변경 필요성을 주장하는 검사에게 “퇴정 명령” 운운한 재판장이나, 조서 기록 누락의 잘못을 인정한 재판장을 거칠게 몰아붙이며 공판 진행을 방해한 검사들 모두 감정을 자제하지 못한 잘못이 크다. 재판장이 조서를 철저히 확인하지 않은 것은 재판의 공정성을 해친 흠결이고, 재판부 기피신청이라는 법적 절차를 무시한 채 검찰이 공개 반발한 것은 재판을 유리하게 이끌어 가려는 언론플레이라는 의심을 갖게 한다.
법원과 검찰은 이같은 볼썽사나운 장면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내리기 바란다. 두 기관 간 불필요한 신경전은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에 어떤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양측 모두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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