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을 떠나 해외에 주둔해야 하는 경우가 잦은 미군들이 노숙자나 어린이, 애완동물을 위한 이런저런 일에 참여하는 예는 드물지 않다. 베풂의 기독교 문화와 미국적 가족주의가 근사하게 구현된 전통으로, 성탄절이나 추수감사절 등 특별한 시기에 특히 활발하다. ‘토이스 포 타츠(Toys for Totsᆞ아이들을 위한 장난감)’는 미 해병예비군(USMCR)들이 조직한 어린이 자선단체로, 불우한 어린이들을 위한 선물을 기부 받아 매년 성탄절 선물로 나눠주는 행사를 펼친다. 2차대전 직후인 1947년 12월 24일 첫 기부 행사를 시작했다.
미국 예비군(reservist)은 8년 의무복무 기간을 채우지 않고 제대한 이들이 잔여 기간 동안 사회 생활을 하면서 연간 의무일수만큼 소속 부대에 소집돼 훈련과 근무를 하는 준 현역 집단이다. 캘리포니아 LA의 해병예비군 소령 빌 헨드릭스(Bill Hendricks)의 부인 다이앤(Diane)은 직접 만든 봉제인형을 기부하려고 보니 마땅한 단체가 없었다. 마침 워너브라더스사의 PR파트 부서장이던 빌은 영화계 명사들과 지역 해병예비군 조직을 동원했다. 장난감을 모아 지역 고아원 등에 전달한 첫 행사가 큰 호응 속에 대성황을 이뤘다. 월트디즈니 스튜디오가 토이 트레인 로고를 디자인했고, 56년에는 테마송도 만들었다. 냇 킹 콜(Nat King Cole) 등 여러 가수들이 부른 테마송은 “삶의 기쁨은 베풂 안에 있다네(The Joy of living is in the giving)”라는 가사로 시작된다. 낡은 장난감도 기부 받아 수리ㆍ수선해서 나누어 주던 ‘토이스 포 타츠’는 규모가 커지면서 일손 부족 등 여러 이유로 1980년부터는 새 장난감만 기부 받는다.
1991년 미 국방부는 ‘토이스 포 타츠’ 자선재단을 해병예비군 공식 기구로 지정했고, 96년부터는 예비군 지부가 없는 지역에 한해 해병예비역 조직이 대행하게 함으로써 네트워크를 미국 전역으로 넓혔다. 2009년 이래 백악관도 동참해 장난감 기부를 시작했고, 2011년에는 미셸 오바마가 직접 장난감 나눔 봉사에 참여했다.
‘토이스 포 타츠’에 따르면 1947년 이래 지난 해까지 약 5억6,600만 점의 장난감을 기부 받아 2억5,800만명의 어린이에게 전달했다. 최윤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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