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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광역교통 2030’이 바꿔 갈 삶의 질

입력
2019.12.23 04:4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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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0월 31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대도시권 광역교통 비전 2030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스1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0월 31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대도시권 광역교통 비전 2030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0월 31일 정부는 향후 10년간의 대한민국 광역교통에 대한 기본구상을 담은 ‘광역교통 2030’을 발표했다. 핵심은 교통문제 해결을 넘어 삶의 질을 제고하자는, 교통정책 패러다임의 변화에 있다. 그동안 과다하게 소비되던 통행시간을 경제와 여가활동 시간으로 되돌려 줌으로써, 교통부문이 상생적 경제발전의 첨병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

‘광역교통 2030’은 대도시권의 경제생활 활성화 및 국제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광역교통의 양적 확충과 질적 제고를 망라하는 구상이다. 이는 2030년 대도시권 광역교통의 일대 변혁을 가져올 세 가지 줄기를 골자로 한다. 요금체계 다양화 및 절감, 버스서비스 증진과 같은 저비용 정책이 첫 번째 포트폴리오를 담당하고 있으며, 환승센터와 BRT 개선 및 확대, 신교통 도입 등 중비용 정책 등이 그 다음이고, GTX나 대심도 지하도로와 같은 고비용 대형 인프라 정책이 마지막 포트폴리오의 축을 맡고 있다.

교통 인프라는 적기에 구축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김포 경전철은 입주 후 8년 이상 소요됐고,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은 아직 예비타당성심사를 통과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광역버스는 단기간 내 대도시권 주민들의 삶의 질을 제고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광역교통정책으로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광역철도 구축보다 단기적으로 가능한 버스 인프라 확충이 더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이다.

‘광역교통 2030’에서 그리는 버스의 미래는 다음과 같다. 우선 보다 편안해지고, 탑승이 손쉬워진다. 기존 M버스 노선에 대용량 버스를 투입하여 차내 혼잡도를 낮추고 입석으로 인한 안전문제를 해소할 것이다. 광역교통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배차간격을 조정함으로써 이용객의 소중한 시간이 탑승 대기줄에서 허비되지 않도록 할 것이다. 또 광역교통개선대책이 지연되어 교통 불편이 심각한 지역은 특별교통대책지구로 지정되어 광역철도 등이 개통될 때까지 사업자가 모빌리티를 제공하게 된다.

한편 속도와 정시성이 향상된 새로운 서비스도 도입된다. 버스와 철도의 장점을 접목시켜 정시성과 대용량 수송능력을 갖춘 고속의 BTX가 대표적인 예이다. 2층 전기버스 등 친환경 대용량 교통수단을 활용하고, 주요 간선도로에 설치된 고속형 전용차로를 이용해 기존 대비 통행시간을 30% 이상 단축할 수 있는 지상의 GTX급 서비스다. 이와 함께 기존의 BRT를 업그레이드해 전용차로와 전용정류장을 운행하는 S-BRT도 대도시권 곳곳에 운행할 것이다. S-BRT는 교차로 구간을 정차 없이 이동해 기존 BRT보다 운행속도가 대폭 향상된다.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에서는 국민이 이용하기 쉽도록 새로운 버스의 유형과 특징을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안정적인 광역버스 서비스 제공을 위한 준공영제 또한 차질 없이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보다 저렴하고 환경 친화적인 이용체계를 구축해 나간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한 거리만큼을 마일리지로 지급하는 광역알뜰교통카드를 본격적으로 도입한다. 이를 통해 대중교통의 취약점으로 지적되는 ‘퍼스트 마일(first mile)’과 ‘라스트 마일(last mile)’ 문제를 보완할 수 있고, 많게는 대중교통비의 30%까지 할인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는 서울시의 보행, 자전거 중심 도심 교통정책에도 부합한다는 점에서 지방자치단체들의 다양한 교통정책과 함께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광역교통 2030’ 구상이 발표된 지금, 중요한 것은 제시된 비전이 차질 없이 추진되는 것이다.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후속조치를 빈틈없이 준비해 ‘광역교통 2030’의 기본정신인 ‘삶의 질을 제고하고 경제활동에 도움이 되는 광역교통’의 실현에 총력을 다할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선두에는 편리하고 빨라진 버스가 앞장설 것으로 확신한다.

최기주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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