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매장이 휘청이며 유통업계가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 적자를 기록한 ‘이마트’가 결국 ‘삐에로쑈핑’ 사업을 접기로 했다. 이마트는 주요 전문점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폐점 및 재단장을 결정했다.
이마트는 삐에로쑈핑 7개점 영업을 순차적으로 종료한다고 20일 밝혔다. 삐에로쑈핑은 지난해 6월 일본의 유명 잡화점 ‘돈키호테’를 벤치마킹 해 ‘한국판 돈키호테’로 불렸지만 가격 경쟁력 등에서 밀리면서 1년 6개월만에 폐점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7월 중 18개 점포를 폐점했던 H&B스토어 ‘부츠’도 남아있는 실적 부진 점포의 영업 효율을 개선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대신 전자제품 위주로 판매하는 ‘일렉트로마트’는 내년에 10여개 점포를 추가로 열기로 했다. 잘 되는 것은 살리되 수익성 없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선택과 집중’으로 사업을 재편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마트는 최근 일렉트로마트가 사업성이 높은 전문점이라고 보고, 20~30대 젊은 고객층을 겨냥해 ‘키 테넌트(상가나 쇼핑몰에 고객을 끌어 모으는 핵심 점포)’로 육성하고 있다.
이마트는 “전문점 사업의 적자 규모가 연간 900억원 가량으로 지금이 수익성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며 “일부 전문점은 영업을 종료하고 점포별로도 효율이 낮은 곳은 점차적으로 폐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마트는 내년 기존 점포의 30% 이상을 재단장하기로 했다. 고객이 매장 안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바꾸겠다는 의지다. 특히 월계점은 그로서리(식료품) 기획과 식음 브랜드를 강화하고, 최신 경향에 맞는 입점 업체를 유치해 그로서리와 몰이 결합한 미래형 복합모델로 시험 개발한다.
사업성 높은 전문점 브랜드는 수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노브랜드’는 지난 11월 필리핀 마닐라에 1호점을 낸 데 이어 이달 중 2호점을 내고, 내년에는 8개 점포를 추가로 열 예정이다. 노브랜드는 지난 2015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현재 20여개국에 수출하며, 올해 70억원의 수출액을 냈다.
업계에선 이마트의 체질 개선이 지난달 취임한 강희석 이마트 대표의 결단으로 보고 있다. 강 대표는 실적이 부진한 사업은 과감히 접는 등 수익성 중심으로 투자와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달 강 대표가 취임한 이후 신세계그룹 차원의 체질개선 요구가 끊이지 않았는데 과감히 실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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