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여성가족재단, 시민과 함께 만든 ‘서울시 성평등 공간사전’ 소개
어린이보호구역 치마 입은 여성만 아이 손 잡고 있는 표지판 대표적 사례
“기저귀 교환대가 여자 화장실에만 있어 아이를 돌볼 때 난감했어요.”(30대 남성) “어린이보호구역 표지판에는 왜 치마 입은 여성만 아이 손을 잡고 있나요?”(40대 여성)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일상 공간에서 성차별을 없애기 위한 ‘서울시 성평등 공간사전’을 20일 발표했다. 재단은 지난 10월 11∼21일 홈페이지를 통해 ‘성차별적 공간을 성평등하게 바꾸기’를 주제로 시민 의견을 받았다. 총 1,206명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조사 결과 참가자의 95%(1,154명)는 ‘일상생활 중 성차별적이라고 느낀 시설, 표지판, 장소 등을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여성 응답자의 96%(893명), 남성은 95%(261명)가 공간의 성차별적 요소를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바꾸고 싶은 성차별적 공간으로 ‘여성 공간에만 있는 아이 돌봄 시설’(34.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여성은 분홍, 남성은 파랑으로 표현된 공간’(21.1%), ‘여성·남성 전용(우대) 공간’(11.6%) 등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여성의 치마 속이 들여다보이는 유리 계단과 난간’, ‘남성 표준 키에 맞춰진 연단’, ‘여자 화장실에만 설치된 에티켓벨과 비상벨’ 등이 개선 대상으로 꼽혔다.
재단은 시민 제안 중 우선 개선이 가능한 대상을 선정해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 성평등 시범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남녀 모두가 이용 가능한 ‘아기 쉼터’, 유아용 변기 커버가 설치된 남녀 화장실, 칸막이 있는 남자 화장실 등이 대표적이다. 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표지판이나 시설물 등에서 성 역할 고정관념이나 성차별적 요소가 있는지를 점검하고,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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