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기총선 압승으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ㆍBrexit)를 기정사실화한 영국의 집권 보수당이 ‘스코틀랜드 분리ㆍ독립’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이번 총선을 통해 약진한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분리ㆍ독립 여부를 스코틀랜드 주민들에게 묻겠다며 국민투표를 요구한 것이다.
19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인 니컬라 스터전 SNP 대표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제2 주민투표를 요구하는 의견이 매일 커지고 있다”면서 “스코틀랜드의 미래를 직접 결정하려는 분명한 (국민의) 명령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오늘 분리ㆍ독립 국민투표의 개최 입법 권한을 스코틀랜드 의회에 부여할 것을 중앙정부에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코틀랜드의 헌법적 미래는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결정하는 것이 근본적인 민주주의 원칙에 부합한다. 영국 정부는 이를 인정하는 것이 민주주의적 의무”라고 강조했다.
인구 약 500만명의 스코틀랜드는 1707년 영국에 병합된 뒤 300년 넘게 ‘영국의 한 부분’으로 존재해왔다. 2014년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시행했으나 독립 반대 55.3%, 찬성 44.7%로 부결된 바 있다. 반면 스코틀랜드 분리ㆍ독립을 주장해온 SNP가 지난 12일 치러진 총선에서 스코틀랜드 지역 의석 59석 중 48석을 휩쓸자, 분리ㆍ독립을 위한 두 번째 국민투표 추진에 급격히 힘이 실린 것이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2014년 투표에서 스코틀랜드 주민이 영국에 잔류키로 결정했던 점을 존중해야 한다”며 국민투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해왔다. 하지만 SNP가 이번 총선을 통해 스코틀랜드 다수 주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점이 확인된 만큼 영국 중앙 정부도 SNP를 달랠 수 있는 묘안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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