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한국의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노력에 대해 조사할 전문가 패널 구성이 완료됐다. 이들은 이달 30일부터 90일간 조사를 진행한 후 보고서를 내게 된다. 전문가 패널 소집은 우리나라가 FTA상 약속과 달리 ILO 핵심협약 비준 노력이 부족하다며 EU가 지난 7월 요청해 준비됐다. FTA 노동 조항 문제로 전문가 패널이 소집되는 것은 처음이다.
1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양 당사국 국적의 패널 각 1인과 제3국 국적의 의장 1인을 포함 총 3인의 전문가 패널 구성이 완료됐다. EU는 로랑 브와송 드 샤주네(프랑스 국적) 스위스 제네바대 교수를, 우리는 이재민 서울대 교수를 각각 패널로 선정했다. 제3국 의장은 양측 패널이 협의해 토마스 피난스키 변호사(미국)가 맡는다. 패널 3인은 양국 정부, 시민사회 자문단,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결과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보고서에서 제시하는 권고ㆍ조언 등의 이행은 양측 정부의 담당국장을 수석 대표로 하는 정부 간 협의체인 무역과 지속가능발전위원회에서 점검한다. 한국이 FTA 조항을 위반했다는 결론이 나면 EU가 직접적인 무역제재를 할 순 없어도 통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고용부는 이날 “정부는 한-EU FTA의 무역과 지속가능발전장(章ㆍ제13장)에 규정된 바에 따라 우리가 ILO 기본권 선언의 정신을 국내법체계에 반영해왔다는 점과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단 점을 적극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EU FTA의 13장은 ILO 핵심협약 8개와 최신협약 77개 비준을 위해 지속적 노력을 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한국은 핵심협약 중 4개를 비준하지 않았다. ILO 핵심협약 3개(결사의 자유협약 제 87호ㆍ제98호, 강제노동 금지협약 제29호) 비준안과 관련 국내법과 상충되는 부분을 보완한 개정안들을 모두 상정했으나 자유한국당 등의 반대로 전혀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국제조약이 국내법과 상충한 내용이 있는 경우 관련 입법과 함께 비준을 위한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
한편 전문가 패널에 의견을 제출하고자 하는 각 당사국의 개인 및 단체는 내년 1월 10일까지 이메일(skeu2020@gmail.com)로 이해관계자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제출 요건은 △붙임 자료 포함 15페이지 이내 영문, △전문가 패널이 검토 중인 사안에 대한 법적, 사실적으로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는 내용으로 작성, △제출자의 인적사항(개인은 국적, 법인은 설립지, 활동목적, 법적지위, 재원 확보 근거 등) 기재 등이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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