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美 비건 ‘北 최선희와 극적 회동’ 실낱 기대 안고 방중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美 비건 ‘北 최선희와 극적 회동’ 실낱 기대 안고 방중

입력
2019.12.19 19:27
수정
2019.12.20 01:24
1면
0 0

中 대북제재 공조 설득이 1차 목표

스티븐 비건(맨 왼쪽)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겸 부장관 지명자가 19일 오후 일본 방문 일정을 마친 뒤, 중국 베이징 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스티븐 비건(맨 왼쪽)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겸 부장관 지명자가 19일 오후 일본 방문 일정을 마친 뒤, 중국 베이징 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한국과 일본에 이어 19일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서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는 중국을 붙잡아 두기 위한 움직임이다. 그는 특히 지난 15~17일 서울 방문 땐 불발됐던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의 회동이 20일까지인 방중 기간 동안 베이징에서 극적으로 성사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낮 12시40분쯤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베이징 방문 중 북한과 접촉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는 “미안하다. 이야기할 수 없다”고 답했다. ‘북한 또는 중국 측과 접촉한다면 누구와 만날 것이냐’라는 질문에도 동일한 답변만을 반복했다.

비건 대표의 이번 방중은 북한이 제시한 ‘비핵화 협상 연말 시한’ 종료를 앞두고 이뤄졌다. ‘성탄절 도발’까지 예고한 북한이 실제 행동에 나설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로선 내년 대선을 앞두고 ‘대북 외교 실패’라는 낭패에 처해질 수 있다.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할 만큼 했다’는 명분을 쌓기 위해서라도 비건 대표로선 최 부상과의 접촉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비건 대표의 판문점 회동 제안(16일)에 북한이 여전히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비건은 북한이 자신의 제안을 아직 거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동 기회 역시 살아 있는 것으로 보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제3국 접촉’으로 위기를 돌파한 전례도 없진 않다. 지난 2006년 10월 북한의 첫 핵실험으로 긴장감이 치솟자 크리스토퍼 힐 당시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김계관 당시 북한 외무성 부상은 이듬해 1월 독일 베를린에서 비공개 접촉을 가진 바 있다. 양측 간 협상은 대북제재 완화와 초기 단계 비핵화 조치를 담은 ‘2·13 합의’로 이어졌다.

비건 대표의 방중을 계기로 북미 양측은 일단 ‘북미 간 협상 재개’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 중국 외교부는 비건 대표가 이날 뤄자오후이(羅照輝) 외교부 부부장과 만나 한반도 문제를 둔 의견을 교환했다며 “미국과 북한이 가능한 빨리 대화와 접촉을 재개해 적극적으로 신뢰를 구축함으로써 갈등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기를 희망한다는 게 중국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반면 양측은 대북 제재 완화 필요성을 두고 이견을 노출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무부는 비건 대표의 이번 방중 목표와 관련, “북한에 대한 국제적 단결 유지 필요성을 논의하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6일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제재 일부 완화’를 골자로 한 결의안 초안을 제출한 데 대해 항의하겠다는 말이나 다름 없다. 따라서 이날 비건 대표는 중국의 최근 급작스러운 움직임은 대북 협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미국 내 불쾌감을 중국 측에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뤄 부부장은 그러나 비건 대표를 만나기 직전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현 국면에서 한반도의 교착 상태를 깨고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선 최선의 방안”이라며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제재를 축으로 미국이 벌여 온 북한과의 최근 비핵화 협상은 결국 실패했다는 우회적 비판으로 풀이된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