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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행정구역에서 사라진, 재일동포가 사는 이카이노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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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행정구역에서 사라진, 재일동포가 사는 이카이노를 아십니까

입력
2019.12.20 04:4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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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주의 책]김시종 ‘이카이노시집 외’ 


 이카이노시집 외 

 김시종 지음ㆍ이진경 등 옮김 

 도서출판b 발행ㆍ303쪽ㆍ1만5,000원 

재일동포 시인 김시종을 아는 한국인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문단에선 그를 “살아서 전설이 된 인물”이라고 부르지만 정작 고향 땅의 많은 이들에게 김시종은 낯선 이름이다. 그는 부산에서 태어나 제주에서 자랐다. 1948년 제주 4ㆍ3항쟁에 참여했고 이를 계기로 일본으로 밀항했다. 그렇게 ‘재일동포’란 이름을 앞에 달고 일본어 시를 쓰기 시작했다.

스스로 안고 살아 온 정체성에 대한 고민 때문일까. 이 쪽도 저 쪽도 아닌 경계에 선 사람들의 삶이 그의 시에선 고스란히 드러난다. 재일 조선인들이 모여 사는 오사카 이쿠노(이카이노)의 풍경을 담은 이 시집은 더욱 그렇다. 일본인으로도 조선인으로도 인정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오랜 세월이 시 속에 살아 숨쉰다. 재일조선인들의 대표적 공간이라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이카이노는 현재 공식적인 행정구역의 명칭에서 사라졌다. 이카이노시집은 그에 맞서는 치열한 기록이자 존재의 복원 작업같기도 하다. "없어도 있는 동네, 있는 그대로 사라지고 있는 동네"를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진다.

이정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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