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에서 첫 번째 야심작으로 계획했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출시가 해를 넘어갈 전망이다. 환경부에서 실시한 '소음 및 배출가스' 인증은 통과했지만, 파워트레인(동력계통)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1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최근 제네시스 브랜드는 내년 상반기 준대형 SUV ‘GV80(프로젝트명 JX1)’과 준대형 세단 ‘G80(프로젝트명 RG3)’, 하반기 중형 SUV ‘GV70(프로젝트명 JK1)’ 등을 순차 출시키로 결정했다. 당초 GV80과 G80의 출시는 연내로 예정된 상태였다.
제네시스의 신차 출시 계획 변동은 파워트레인 때문이다. 현대차는 신차를 위해 △직렬 6기통 3.0 디젤 엔진 △4기통 2.5 가솔린 터보 엔진 △V6 3.5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 등 3개 신형 엔진을 개발했다. 제네시스는 당초 올 3분기 G80을 우선 출시하고, 11월께 GV80을 출시할 계획이었다. 두 모델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해 출시 시점도 비슷했다.

하지만 가솔린 터보 모델 개발이 지연되면서 제네시스는 가솔린을 주력으로 한 G80 출시 시점도 내년 상반기로 연기했다. GV80의 경우 디젤 수요가 많다는 점에서 올해 디젤 모델, 내년 가솔린 모델을 순차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환경부 인증이 늦어지면서 디젤 모델의 출시 시점은 한 차례 연기됐다. 이어 이달 초에는 환경부 인증을 마쳤지만, 디젤 엔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 제네시스에선 내년 상반기로 다시 한 번 출시를 미루게 됐다.
제네시스는 3~4년 전부터 첫 번째 SUV GV80 개발에 주력했다. 자동차 시장 트랜드가 레저용차량(RV)ㆍSUV 중심으로 바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G70(중형세단), G80(준대형세단), G90(대형세단) 등 세단 라인업만 갖춘 제네시스는 국내외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내수시장에선 2015년 브랜드 출범 이후 4만~6만대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는 G70 출시 이후에도 프리미엄 브랜드 판매 순위에서도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잇단 출시 연기에도 제네시스는 GV80 성공에 확신을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최첨단 기능과 최고급 사양을 모두 탑재했기 때문. 실제 GV80은 국내 출시 차량 중 가장 큰 13.5인치 중앙 디스플레이 장착으로 편의성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또 국내 출시 차량 중 가장 진보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인 'HDA2'도 장착된다. HDA2는 전·측방에 레이더를 추가로 장착해 360도 인식이 가능하고, 방향지시등 조작 만으로 스스로 차선 변경을 할 수 있다. 신형 G80 역시 동일한 수준의 기능이 내장될 예정이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G80과 GV80의 경우 향후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여질 차량이기에 상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출시를 연기하는 것"이라며 "올 하반기 이후에는 GV70, GT70, 제네시스 전기차 등 다양한 신차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