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영천고속도 ‘블랙아이스’ 사고 당시 택배 차량 전소
택배사 “운전 기사 무사해… 물건은 차례로 재발송 중”
지난 주말 경북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블랙아이스사고로 2,100개 이상의 물건이 택배 배송 차질을 겪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인명피해가 컸던 사고임을 고려해 “물건보다 택배차량 기사님이 걱정된다”는 의견이 퍼지고 있다.
상주·영천고속도 연쇄추돌사고로 택배 물품 등이 전소됐다는 소식은 19일 트위터를 통해 알려졌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택배 시키신 분들 중 대전 허브(hub)에서 영천 허브(hub) 사이에 멈춰있으신 분들은 사고로 인한 화재로 상품이 전소됐다. 언제 오는지 재촉하지 말아달라”며 “지금 택배사도 난리났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운송장 번호를 조회했을 때 자신이 주문한 택배 물건이 대전 허브(중간 물류 창고)를 출발해 영천 허브로 배송 중인 상태로 머물러 있는 경우, 사고로 불에 탄 차량 안에 물건이 있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트윗은 올라온 지 6시간 만에 2만5,000회 이상 리트윗되며 빠르게 퍼지고 있다.
상주·영천고속도 사고는 14일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블랙아이스로 인해 발생한 연쇄추돌사고다. 이 사고로 7명이 숨지고 42명이 다쳤으며, 화물차 등 8대가 불에 타는 등 차 47대가 파손됐다. 당시 불에 탄 차량 중 한 대에 택배 물품이 들어 있었는데 모두 불에 탔다.
소식을 접한 SNS 이용자들은 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다친 사람들을 걱정하며 택배 재촉을 삼가달라는 의견에 공감을 표했다. 이날 트위터에는 “택배 차량 기사님 다치지만 않으셨으면 좋겠다”(un******), “큰 사고였는데 택배 차량이 있었는지는 몰랐다”(sh****), “택배 사고에 물건 걱정 하는 태도는 이해하고 싶지 않다”(sp****)며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거나 다친 이들을 걱정하는 트윗이 올라왔다.
A택배업체 관계자는 19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불행 중 다행히 운전 기사님은 무사하다”며 “다만 상품이 2,100개 정도 있었는데 화재로 모두 탔다”고 밝혔다.
화재로 소실된 물품들은 차례로 재발송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상품 대부분이 쇼핑몰 등 유통업체 주문 건이라서 어떤 상품들이 실려있었는지 확인해 재발송하고 있다. 해당 고객들에게도 거래처를 통해 순차적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주·영천고속도 연쇄추돌사고 원인은 ‘블랙아이스’로 추정되고 있다. 사고 지점은 교량 구간인데다 그늘이 지고 바람이 심해 적은 비가 내려도 빙판길이 될 위험성이 큰 곳으로 알려졌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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